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인천/경기]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설익은 발표에 신뢰만 금갔다

입력 | 2013-11-06 03:00:00

개통 ‘9월→12월→내년 봄’ 잇달아 연기… 신호시스템 미완인 채 일정 서둘러
해외 바이어 의구심 품을까 우려




최고 시속 110km로 인천국제공항 외곽을 순환하는 도시형 자기부상열차가 최근 완공한 1단계 구간(길이6.1km)을 시범 운행하고 있다. 이 구간에는 인천공항 교통센터역과 장기주차장역, 정부합동청사역, 국제업무단지역, 워터파크역, 인천공항철도 용유역 등 6개 역사가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 외곽 순환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의 운행이 잇달아 연기되고 있다. 당초 9월 개통이 목표였지만 준공 전 지적사항 등 각종 결함이 발견돼 12월로 개통이 미뤄졌다. 그러다 종합시운전을 완벽하게 마친 뒤 개통하겠다며 내년 봄으로 개통을 연기했다.

‘미래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의 상용화’ ‘원천 기술 해외 수출’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닌 자기부상열차의 개통이 미뤄지면서 해외 수출 차질 등 대외 신인도 하락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5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은 의원(새누리당·인천 중-동-옹진)에게 낸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기계연구원과 현대로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도시형자기부상열차실용화사업단을 구성해 2006년부터 최대 시속 110km로 달릴 수 있는 무인 운전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착수해 인천국제공항 외곽 6.1km 구간에 시범 노선을 구축했다.

지난해 8월 시범 노선 시설분야 준공을 마치고 지난해 9월부터 종합시운전에 들어갔다. 이후 올 9월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결함이 발견돼 연기됐다. 국감에서 차량·신호 간 노이즈 발생, 차량 속도 검지 센서의 오류 등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통 일정을 졸속으로 발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업단 측은 2012년 10월과 올해 2월 등 2차례 총체적인 사전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점검에서 문제점 606건을 발견해 493건을 조치했고 112건은 경미한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1건은 비상시 수동 운전에 대비한 신호기 등 설비로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11월 말까지 설치한다.

하지만 잇단 개통 연기로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한다던 한국형 자기부상열차의 명성이 훼손됐다는 여론이 있다.

러시아와 인도, 말레이시아 등 한국의 자기부상열차 기술에 관심을 보인 국가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 11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국기계연구원의 기술설명회에 러시아 철도공사, 타타르스탄공화국 등 많은 관계 기관의 임원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의 전체 사업비는 4149억 원이다. 정부가 2880억 원, 민간이 283억 원, 인천시가 191억 원, 인천공항공사가 795억 원을 분담했다.

종합시운전을 마치고 본격 운행에 들어가면 자기부상열차의 소유권은 인천시로 이관된다. 운영은 인천공항공사가 맡는다. 이 때문에 유치 기관인 인천시와 공사 측은 완벽한 상태에서 자기부상열차를 인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칫 잦은 고장과 안전사고 발생으로 애물단지 신세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606건의 지적사항 대부분은 건축물 마감 상태 미흡 등 경미한 사항으로 열차 안전 운행과는 무관하다. 자기부상열차의 차량과 신호 시스템의 안정화에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는데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완벽한 성능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