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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달구벌에 커피향기 진하게 배어든다

입력 | 2013-11-06 03:00:00

‘앞산 카페거리’ 조성후 매장 속속… 한달 평균 5만여명 다녀가
만촌2동 교수촌은 카페촌 변모… 원산지 커피 직수입-창업 열기




대구가 커피문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엑스코(전시컨벤션센터)에 마련된 대구국제커피박람회 행사장에서 바리스타가 커피에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뱅크 제공

“여기선 다양한 커피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유럽의 어느 카페에 온 듯한 기분이죠.”

주부 황정인 씨(47)는 대구 ‘앞산 카페거리’를 즐겨 찾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2년여 전부터 대구 남구 대명9동 앞산사거리∼현충삼거리(약 800m)에 형성된 카페거리는 주택가 풍경을 크게 바꿨다. 도로변과 골목 곳곳에 들어선 카페 50여 곳은 커피향이 가득하다. 카페마다 원두를 볶는 기술이 달라 커피 동호인 등 한 달 평균 5만여 명이 찾는다. 남구는 지난해 거리 활성화를 위해 15억여 원을 들여 ‘걷고 싶은 명품거리’도 조성했다. 남구 관계자는 “한적하던 동네에 커피와 카페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문화가 대구의 상징이 되고 있다. 곳곳에 카페거리가 형성되고 커피전문점도 늘어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커피전문점은 500여 곳. 이 중 300여 곳(60%)이 대구에서 탄생한 지역브랜드 5개 업체의 매장이다.

수성구 만촌2동 ‘교수촌’은 최근 ‘카페촌’으로 바뀌었다. 대명동이 이국적인 풍경이라면 이곳은 단독주택을 개조한 카페가 많아 전통적인 느낌을 준다. 태왕리더스 아파트 정문 앞 오르막길(400m)에 카페와 찻집 10여 곳이 영업 중이다. 이곳 주민은 “1970, 80년대 교수들이 많이 산다고 해서 교수촌으로 불리던 곳인데 지금은 2년 사이 반경 50m 안에 카페가 5곳이나 들어서 동네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대형 브랜드 매장 대신 주인이 개발한 여러 종류의 커피와 개성 있는 인테리어로 꾸민 창업 카페가 많다. 커피교실도 열린다.

대구에서 커피산업이 발전하는 이유는 지역 업체들이 저렴하면서도 맛과 향이 좋은 커피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몇몇 업체는 아프리카 커피 농장과 계약해 원두를 직접 수입하고 있다. 대구보건대는 2003년부터 호텔외식조리학부에 와인커피 전공을 운영하는 등 커피 전문가 양성도 활발하다.

국내 커피와 카페산업 현황을 보여주는 ‘대구국제커피&박람회’가 7∼1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올해 3회째. 대구시와 한국커피연합회가 마련한 이 박람회는 국내외 커피 관련 기업 70여 곳이 250여 개 부스를 설치해 다양한 신제품과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전시장은 커피 원두와 차·음료, 빵, 디저트(후식) 등의 분야로 구성되며 커피기계 전시관과 커피재료 체험관에서는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또 최고 바리스타(커피전문가)와 커피 칵테일 전문가를 뽑는 전국경연대회를 비롯해 케이크 디자이너 선발대회, 커피 교양강좌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coffeefair.co.kr)를 참조하면 된다. 박람회 조직위원회 전중하 사무국장(문화뱅크 대표)은 “대구의 커피문화와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