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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여수 이순신축제 갈등… 10년만에 또 갈라지나

입력 | 2013-11-06 03:00:00

진남제전보존회 “내년 별도 축제” 시민단체 “명칭보다 내용이 중요”




“1592년 3월 27일 전남 여수 소포해안에서 거북선 진수식이 열렸다. 또 같은 해 5월 4일 왜군을 무찌르기 위해 여수에서 옥포로 첫 출전을 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亂中日記·이순신이 임진왜란 때인 1592년부터 7년간 진중에서 쓴 일기)’에 기록한 글이다. 거북선 진수식이 열린 소포해안은 현재 여수시 종화동 옛 종포해안공원이다. 당시 시기 기록은 양력이 아닌 음력이었던 것이 현재와 다를 뿐이다.

여수 시민들은 왜구의 침략으로 풍전등화에 놓인 국가를 구한 이순신 장군의 큰 뜻을 기리기 위해 거북선 축제를 열고 있다. 하지만 거북선 축제의 명칭, 진행 주최를 놓고 갈등이 반복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축제 명칭, 주최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순신 장군의 뜻을 기리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갈등보다는 통합, 형식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

여수시는 (사)진남제전보존회가 내년부터 거북선 축제와 별도로 진남제를 단독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지역 통합과 축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5일 밝혔다. 거북선 축제는 해마다 5월 3∼6일 열린다.

거북선 축제를 둘러싼 일부 갈등은 1998년 당시 여천시, 여수시, 여천군이 통합하는 삼려 행정구역 통합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순신 장군의 뜻을 기리기 위해 옛 여천시는 1990년부터 거북선 대축제, 옛 여수시는 1967년부터 진남제를 진행했다.

삼려 통합 이후 같은 성격을 지닌 두 축제는 진남제라는 명칭으로 합쳐지면서 임원들도 함께 꾸려졌다. 하지만 1998년부터 여수의 역사와 상징성이 담긴 거북선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여론과 축제 운영 방식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수시는 2001∼2003년 연구용역과 공청회 등을 거쳐 2004년 진남제 거북선 축제, 2005년 거북선 축제라는 명칭을 썼다. 이후 9년간 거북선 축제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여수시는 2009년 시민 설문조사에서 참여자 74%가 거북선 축제 명칭에 대해 찬성했고 지난해 여수엑스포 당시 거북선 축제가 많이 알려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진남제전보존회는 삼려 통합 이전처럼 진남제 명칭을 쓰는 별도의 축제를 내년부터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진남제전보존회 관계자는 “명칭이나 운영 주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관 위주로 진행되는 축제를 민간이 주축이 돼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거북선 축제와 진남제를 분리 개최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진남제 분리 개최 주장에 대응할 필요성이 없고 축제 명칭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수에서는 해마다 7개 축제가 열리지만 전통을 지키며 대외적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는 거북선 축제다. 올해 거북선 축제에는 시비 7억2000만 원이 지원됐다. 나머지 6개 축제는 관광축제다. 여수시는 거북선 축제의 중요성을 감안해 분리 개최나 명칭 변경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방침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거북선 축제가 시대적 요구에 맞게 경쟁력을 높이고 역사적 고증을 통한 전라좌수영의 상징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