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세종캠프 통해 사무직 2명 채용
남양유업 세종공장의 제품 전시실에서 이효민 씨(왼쪽)가 방혁준 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김종욱 관리부장, 노현철 대리(오른쪽) 등에게 품질검사 과정을 설명해 보이고 있다. 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동아일보와 세종시가 공동으로 마련한 청년드림 세종캠프의 취업 멘토링을 맡고 있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은 방 씨를 포함해 올해 2명의 사무직 직원을 이 캠프를 통해 채용했다. 멘토링 창구를 인재를 발굴하는 취업 창구로 적극 활용한 것이다.
○ ‘멘토링 원해 캠프 갔다가 취업 대박’
그러나 금융계의 불황으로 채용 계획이 거의 없어 갈등했다. 그러던 중 경북 영천이 고향인 친구가 “청년드림캠프에 혼자 가기 쑥스러우니 같이 가달라”고 부탁해 마지못해 동행한 게 기회가 됐다. 그 친구는 동아일보 구독자인 부모에게서 “세종시에 청년드림캠프가 생겼으니 한번 가보라”는 권유를 받고 멘토링을 신청했다.
방 씨는 “따라간 김에 ‘면접 스킬’이나 익혀 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청년드림캠프를 다녀온 뒤 2주 정도 지난 올해 1월 초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당시 면접기술 등을 가르쳐줬던 남양유업 배수일 팀장이 “사무직 선발 기회가 있으니 지원해 보라”고 연락해 온 것.
이 회사 품질보증팀에서 일하고 있는 이효민 씨(24)도 청년드림 세종캠프를 통해 5월 초 입사했다. 그는 세종공장에서 생산되는 커피, 이유식, 분유 등의 제품을 대상으로 미생물 함유, 수분 함유 정도, 수소이온농도(pH) 등을 체크해 불량 제품을 선별하는 일을 한다. 50여 차례 입사지원서를 내고 그만큼의 실패를 겪은 끝에 얻은 직장이다.
대학 4학년 초부터 전공과 관련한 화학 및 제약 회사에 취업을 타진했지만 대부분 남자직원을 선호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대전이 고향인 그는 “세종시에 청년드림캠프가 생겼다니 한번 가보라”는 부모의 권유를 받고 찾아갔다가 취업에 성공했다. 이 씨는 “대도시에도 각종 취업 창구가 있지만 동아일보 청년드림캠프처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멘토링과 취업의 기회를 주는 곳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방 씨는 생산직 채용이나 평가, 급여 산정 등의 일을 맡고 있다. 자신이 구직자로 찾았던 동아일보 세종캠프에 이제는 ‘취업 멘토’로 나설 계획이다. 그는 “이곳을 통해 좋은 직장을 얻은 소중한 경험을 살려 성심성의껏 취업 멘토링을 해주고 좋은 인재가 있는지 면밀히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남양유업 세종공장은 기존의 신입사원 선발 방식을 바꾸는 등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배 팀장은 “방 씨를 처음 본 순간 리더십과 친화력, 표현력, 인내력, 자신감 등을 갖춰야 하는 인사팀의 재목이 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사무직은 본사가 채용하는 게 원칙이지만 방 씨의 경우에는 세종공장이 추천해 본사가 수용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 공장의 김종욱 관리부장은 “유한식 세종시장이 남양유업이 청년드림캠프의 창구가 됐으니 직접 채용도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지만 고용이라는 것이 배려 차원에서 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채용을 염두에 두고 눈여겨보니 원하는 자질의 인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정승환 공장장(상무)은 “사무직을 본사에서 일괄 선발하는 채용 시스템은 자칫 수도권에 있는 자원만 선발하는 데 치우치기 쉬운데 이번에 지역의 청년드림캠프를 활용해 보니 다양성을 가진 지방의 우수 인재를 발굴할 수 있었다”며 “취업 멘토링 지원은 본래 봉사 차원에서 시작한 일인데 우수한 인재를 얻게 되니 오히려 동아일보에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