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민주 “모든 정당의 활동 보호돼야”… 정부의 ‘속전속결 처리’도 비판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5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모인 통진당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연 뒤 ‘반민주적 해산 기도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민병렬 통진당 최고위원, 이정희 대표, 김선동 이상규 의원.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통진당은 법무부가 상정한 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시점과 거의 때를 같이해 서울 동작구 대방동 중앙당사에서 의원총회와 긴급투쟁본부 회의를 잇달아 열었다.
이정희 대표는 회의에서 “정당해산이라는 사문화된 법조문을 들고나와 진보당(통진당)을 제거하려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를 유신시대로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의를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통진당은 적극적인 장외투쟁으로 정당 해산을 막아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저녁에는 촛불문화제도 개최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정부의 결정을 지적했지만 톤은 다소 달랐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모든 정당의 목적과 활동도 그 범주 내에서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에 대한 위헌심판 청구는 국민들의 눈높이, 선거제도의 올바른 작동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이뤄져야 한다”며 “국무회의의 상정이나 처리 과정이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나치게 조급히 처리된 점 또한 되짚어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9월 통진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찬성 당론으로 결정했던 정의당은 정부 결정을 비판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헌법에 보장된 정당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당 해산 청구는 통진당 문제를 뛰어넘어 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대한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며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창당(2000년) 때 주축이었던 민주노총 핵심 관계자는 “정당 해산 시도는 ‘민주주의 죽이기’”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