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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상실’은 규정없어… 헌재가 결정

입력 | 2013-11-06 03:00:00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
통진당 해산결정 내려지면




정부로부터 5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과 의원직 상실선고를 청구 받은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6명 이상의 찬성으로 해산 결정을 내리게 된다. 헌재는 심판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강제규정이 아니어서 더 길어질 수도 있다. 해산심판 심리는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공개 구두변론으로 이뤄진다. 법무부와 통진당 관계자들이 헌재 변론에 출석해 정당의 목적과 활동의 위헌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헌재가 통진당의 해산을 결정하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통지해야 한다. 결정서는 통진당과 국회 정부 중앙선관위에 보내진다. 이때 선관위는 바로 통진당의 등록을 말소하고 그 내용을 공고해야 한다. 이는 행정조치에 해당하고 해산의 실질적 효력은 헌재가 결정을 선고하는 순간부터 나타난다.

정당법에 따라 헌재가 해산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통진당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기존의 강령·기본정책과 유사한 내용으로 대체 정당도 만들 수 없다. 잔여 재산은 모두 국고로 귀속된다.

의원직 상실선고 청구는 명문화된 규정이 없어서 헌재가 이를 받아들일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규정은 없지만 정당을 해산하는 이상 그 소속 의원도 의원직을 상실시켜 활동을 금지하는 것이 위헌정당 해산제도 취지에 부합한다”며 “의원직이 유지되면 위헌적 정당 이념을 실현하면서 헌법을 파괴하는 활동을 방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과거 독일 연방헌재가 관련 법 규정이 없는데도 사회주의제국당(SRP)을 해산하면서 소속 의원들의 자격상실을 결정한 사례를 참고했다.

법무부는 정당 해산과 의원직 상실 결정이 나기 전에 통진당의 활동을 무력화하기 위해 가처분 신청도 함께 제기했다. 공직선거 후보를 추천하거나 정책을 홍보하는 등의 정당 활동과 합당, 해산, 당원 제명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15일로 예정된 통진당의 정부 보조금 수령 행위 금지도 포함됐다. 가처분 신청은 재판관 7명 이상이 참석한 재판부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인용된다. 헌재 관계자는 “가처분 인용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통상적으로 신속하게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헌재가 통진당이 위헌정당이 아니라고 결정하면 정부는 같은 사유로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다시 할 수 없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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