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봉 ‘친구2’ 곽경택 감독
12년 전 히트작인 ‘친구’의 속편 ‘친구2’로 돌아온 곽경택 감독.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그는 14일 ‘친구2’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01년 관객 820만 명(배급사 집계)을 모은 ‘친구’의 속편이다. 그는 영화에 나오는 룸살롱 이름을 ‘카이사르’라고 붙였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고 외쳤던 로마 장군의 이름이다. 짧은 머리와 카이사르에는 이번 영화로 화려하게 재기하고 싶은 의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곽 감독은 2007년 213만 명을 모은 ‘사랑’ 이후 뚜렷한 히트작이 없다.
12년 만의 속편에 대해 주변에서는 “‘친구’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고, 1편만 한 속편이 없다는데 왜 굳이…”라는 물음이 있었다.
유오성을 먼저 찾았다. 동갑내기 친구였던 유오성은 ‘챔피언’(2002년) 이후 영화 수익 등을 둘러싸고 제작사와 송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그와도 사이가 벌어졌다.
“오성이와 화해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영화를 찍고 싶은 욕심에 먼저 연락했어요. ‘앙금이 남아 있지만 함께 영화를 하고 싶다’고 했죠. 촬영 전 몇 번의 기 싸움이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호흡이 잘 맞았어요.”
동수의 아들 성훈 역으로 KBS2 ‘학교 2013’에 출연한 김우빈을 점찍었다. 성훈은 출소한 준석과 조직을 재건하고 부산을 장악해 가는 역할을 한다. “드라마 촬영장을 찾았는데 키가 큰 아이가 목소리도 좋더군요. ‘시네마틱한 보이스군.’ 눈빛이 셌어요. 단번에 장동건의 공백을 메울 배우라고 생각했죠.”
극장 밖을 나와도 김우빈, 아니 성훈의 처절한 이미지가 동공에 오래 남는다. 곽 감독은 “젊은 세대에 대한 안쓰러운 감정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이혼이 많았어요. 누군가가 자신을 끔찍이 아껴 주는 만족감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 그들이 불쌍했죠.”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