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盤上의 난형난제… 이세돌 vs 박정환 누가 이길까

입력 | 2013-11-06 03:00:00

12월초 국수전 도전자결정전 3번기 맞붙어




이세돌 9단(30)은 올해 3월 맥심커피배 결승전에서 박정환 9단(20)에게 영패(零敗)를 당했다. 그가 결승전에서 영패한 것은 2009년 LG배에서 중국의 구리(古力) 9단에게 진 데 이어 두 번째다.

패배의 아픔이 커서였을까. 이세돌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4월 GS칼텍스배 결승전에서도 김지석 9단에게 3-0으로 완패했다. 연거푸 타이틀전에서 영패한 것은 그 자신이나 바둑 팬들에게 충격이었다. 6월에는 세계대회인 춘란(春蘭)배에서 천야오예(陳耀燁·24) 9단에게 2-1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질 줄을 모르던 이세돌은 올해 상반기 패배에 익숙해졌다. 중국 갑조 리그에서 10대 리쉬안하오(李軒豪) 4단에게 패하는가 하면 퉁위린(동禹林) 4단이라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기사에게도 졌다. 상반기 성적은 14승 15패로 승률이 50%를 밑돌았다.

바둑 팬들은 “역시 나이는 속일 수 없는 모양”이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일부에서는 이창호 9단의 부진까지 함께 거론하며 ‘40대 후반에 세계 타이틀을 따낸 조훈현 9단에 비하면 너무 일찍 꺾이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터져 나왔다.

그러던 이세돌이 가을에 접어들면서 달라졌다. 9월부터 슬그머니 15연승을 거두고 있었던 것. 삼성화재배와 올레배에서 4강에 올랐고 명인전에서는 결승에 올랐다.

특히 이세돌은 지난달 30일 열린 제57기 국수전 4강전에서 난적 홍성지 9단을 누르고 도전자결정전에 올랐다. 16연승이다. 인터넷 바둑 매체들은 ‘가을의 전설’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그의 귀환을 반겼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의 연승은 4일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3번기 첫 대국에서 우광야(오光亞) 6단에게 지며 막을 내렸다.

이세돌이 국수전 도전자결정전 3번기에서 겨룰 상대는 10년 후배 박정환 9단(20). 그는 2011년 4강까지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어서 실력에 비하면 국수전과는 인연이 없는 편이다. 이세돌은 국수를 두 차례(2007, 2008년)지냈다. 박정환은 올해 62승 17패(승률 78%)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고, 11월 랭킹에서 이세돌에 1위를 넘겨주기까지 4개월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포석 사활 끝내기 모든 분야에 강해 한국 바둑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월간바둑 구기호 편집장은 “두 기사 모두 수읽기와 사활에 강하다”며 “이세돌이 흔들기에 강하다면 박정환은 집요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사의 역대 전적은 6승 4패로 이세돌이 유리하지만 올해만 놓고 본다면 박정환이 3연승이다. 두 기사의 도전자결정전 3번기는 12월 초 열린다. 이세돌의 바쁜 대국일정 때문에 미뤄진 것. 3번기에서 이긴 기사가 조한승 9단에게 5번기로 도전한다. 조 국수는 올해 국수전 3연패를 노린다. 기아자동차에서 후원하는 국수전 우승상금은 4500만 원.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