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대표 “교육시스템 배워야” 주장부총리 “고등교육의 質 경시” 반박
“스웨덴은 높은 대학진학률과 학업성취도를 자랑하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배워야 한다.”(스페판 뢰벤 사회민주당 대표)
“학생들을 혹사시키는 한국은 롤모델(본보기)이 아니다.”(얀 비에르클룬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스웨덴 사민당 스테판 뢰벤 대표(56)는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으로 지난달 2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방한 도중 “25∼34세 인구 가운데 대학 교육을 받은 비율이 스웨덴은 42%인 반면, 한국은 63%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수출주도형 국가인 스웨덴은 한국처럼 교육에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에르클룬드 교육부 장관은 최근 일간지 다옌스 인두스트리(DI) 기고문에서 “뢰벤은 한국을 롤모델로 제시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교육의 양적성장이 고등교육의 질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등교육의 질을 평가한 연구중심 대학 간 글로벌 네트워크인 ‘우니페르지타스21’(U-21) 올해 랭킹에서 스웨덴이 미국에 이어 2위에 오른 반면, 한국은 24위였다”고 말했다. 이 랭킹은 40개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을 자원, 환경, 접속가능성, 성과 등 4개 관점에서 평가한 것이다.
스웨덴의 일간지 ‘아프톤블라데트’도 한국 교육시스템에 대한 찬반논쟁에 가세했다. 신문은 “한국 15세 청소년의 수학, 과학, 읽기 이해 능력이 2009년 65개 조사국 중 2위를 차지했지만, 이러한 한국 학생들의 우수한 뒷모습에는 한 달에 6000크로나(약 100만 원)가 들어가는 사교육비와 시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학생들이 방과 후에도 사설학원에 다니느라 4시간밖에 못 자며 혹사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뢰벤 대표는 한국 방문 후 돌아간 뒤에는 “우리가 주당 40시간 일하면서 학생들에게 60시간을 공부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스웨덴의 다른 신문인 바로메테른-OT도 “끝없는 공부와 치열한 경쟁을 빼고 스웨덴이 한국에서 뭘 배울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