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TEST] 2남2녀 기자의 향수 신상 체험
올가을겨울, 나만의 ‘은밀한 향’을 찾아보자. A style 기자들이 체험한 ‘신상’ 향수들. 스타일링은 윤수정 스타일리스트.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마음에 드는 이성이 생겼다면 향수부터 뿌려보자.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향기를 내는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한층 매력적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선지 불황에도 불구하고 한 병에 20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향수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향수는 개인의 취향을 은밀하면서도 뚜렷하게 나타내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차가운 공기가 향기를 청명하게 전해주는 겨울은 특히 ‘향수의 계절’이라고 할 만하다. 향수는 회사에 갈 때도, 데이트할 때도 일년 내내 뿌리는 것이긴 하지만 연말 분위기가 팍팍 나는 향수 하나쯤은 필수다. 요즘 출시되는 신상품 향수들은 여성스러운 꽃향기에서부터 재스민의 달콤한 향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향수병부터가 예술 작품을 연상케 한다. ‘A style’의 2남2녀 기자들이 올가을겨울 신상 남녀 향수를 직접 써봤다.
이 제품을 써봤어요
랑방 ‘에끌라 드 아르페쥬 프리티 페이스 에디션’=톱 노트(향수를 뿌린 후 10분 전후까지의 향)는 라일락과 시실리안 레몬, 미들 노트(향수를 뿌린 후 30∼60분 사이의 향)는 녹차 잎, 베이스 노트(향수를 뿌리고 2, 3시간 이후의 향)는 시더우드와 화이트 머스크다. 병에 프린트된 장난스럽고 독특한 일러스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드퍼퓸(향이 무거운 향수), 50mL 8만3000원.
롤리타 렘피카 ‘미드나잇 프래그런스’=리코리스 플라워, 재스민, 아이리스, 바닐라 향이 어우러진 향수. 오드퍼퓸, 100mL 12만5000원.
레페토 ‘레페토 오드투알레트’=로즈 에센스와 오렌지 블러섬이 조화를 이뤄 부드러움과 섬세함, 세련미를 갖춘 레페토의 첫 향수. 오드투알레트(향이 가벼운 향수), 80mL 12만5000원.
안나수이 ‘라비드보헴’=톱 노트 장미, 미들 노트 핑크 프리지아, 베이스 노트는 타르트 라즈베리와 쉬어 머스크를 사용. 장미 위에 나비가 사뿐히 내려앉은 듯한 향수병이 매력적이다. 오드투알레트, 75mL 10만5000원.
엘리자베스아덴 ‘언톨드’=치자나무 꽃잎과 이집트 재스민이 로맨틱하고 세련된 향기를 선사한다. 동시에 앰버와 머스크 향기로 관능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오드퍼퓸, 30mL 5만9000원.
꾸레쥬 ‘블랑 드 꾸레쥬’=톱 노트는 아이리스 페탈과 핑크 페퍼콘, 리치. 미들 노트는 센티폴리아 장미. 베이스 노트는 머스크. 발랄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오드퍼퓸, 50mL 8만7000원.
◇ 남성향수
버버리 ‘버버리 브릿 리듬 포 힘’=강렬한 버베나 향에 블랙 레더와 시더우드의 향이 더해져 강렬한 향기를 품은 향수. 오드투알레트, 90mL 11만7000원.
베르사체 ‘에로스’=사랑, 열정, 야망을 콘셉트로 한 남성 향수. 톱 노트는 민트와 레몬. 미들 노트는 통가빈 바닐라, 엠버리, 제라늄 플라워. 베이스 노트는 바닐라빈, 오크우드, 세더우드. 오드투알레트, 100mL 11만8000원.
크리드 ‘어벤투스’=나폴레옹 황제를 기리는 뜻에서 탄생한 남성 향수. 나폴레옹이 살던 프랑스 코르시카 섬에서 공수한 블랙커런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 오드퍼퓸, 75mL 34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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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남2녀 기자의 평소 향수 타입
황수현=외출할 때 잊지 않고 향수를 뿌리기 위해 신발장 위에 향수를 보관한다.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향기의 향수를 좋아하는 편. 랑방의 ‘에끌라 드 아르페쥬’를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김범석=평소 ‘클린’의 향수 시리즈를 즐겨 쓴다. 비누향기가 나는 제품을 선호한다. “너 향수 뿌렸지?”라고 추궁당하지 않을 은은한 제품, 갓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와 비슷한 향을 내는 제품이 좋다.
권기범=묵직한 향 보다는 가볍고 자연스러운 향을 좋아한다. ‘페라리 라이트 에센스’ ‘불가리 블루 뿌르 옴므’ ‘불가리 뿌르 옴므 익스트림’ ‘버버리 터치 포 맨’ 등을 좋아한다.
2남2녀 기자의 별별 평가
랑방 ‘에끌라 드 아르페쥬 프리티 페이스 에디션’
김현진=라일락 향이 난다. 향이 강하지 않아서 좋다. 친근한 여성의 이미지. 장난스러운 일러스트가 패키지에 그려져 있어 귀엽고 소장하고 싶은 느낌을 준다.
황수현=랑방 향수하면 2011년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 당시 합숙 때가 생각난다. 하루의 피로를 랑방 향수로 풀곤 했다. 특유의 달콤함과 따뜻함이 잘 어우러진 향기가 난다.
김범석=전형적인 여성의 향수. 은밀한 향기, 스킨십을 했을 때만 맡을 수 있는 향.
롤리타 렘피카 ‘미드나잇 프래그런스’
김현진=바닐라 향이 많이 나는 따뜻한 향기. 크리스마스 시즌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
황수현=동화 속 공주가 뿌렸을 법한 향수. 전형적인 롤리타 렘피카의 향. 롤리타 렘피카 향을 사랑하는 여성들에게 추천.
김범석=너무 대중적인 향수. 특징이 없다는 것이 단점. 신제품인데 새롭진 않다.
권기범=야생화 밭에서 갓 나온듯한 꽃향기. 허브의 달콤한 향과 자연의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레페토 ‘레페토 오드투알레트’
김현진=발레리나가 떠오른다. 또 30대 중반의 성숙미를 풍기는 여성도 떠오른다.
황수현=향수병 자체가 여성스럽다. 따뜻한 핑크색의 리본이 눈을 사로잡는다. 장미향이 코를 사로잡는다.
김범석=요정이 떠오른다. 가냘픈 여성들이 뿌리면 어울릴 것 같다. 강수지, 하수빈 등 청순한 연예인을 연상시킨다.
권기범=병에서부터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향수. 발레리나의 슈즈가 생각나는 병.
안나수이 ‘라비드보헴’
김현진=동화 속 팅커벨이 이런 향수를 뿌리지 않을까. 발랄하고 사교적인 여성이 뿌릴 것 같은 느낌.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에게 잘 어울리는 향기.
황수현=나비모양의 뚜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고급 살롱에서 맡을 수 있는 샴푸의 향과도 비슷. 은은한 과일향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김범석=새로운 향과 청량감이 돋보이는 향수. 맛있는 향기가 난다. 정말 더울 때 음료수나 쭈쭈바를 먹는 느낌. 스포츠센터를 즐겨 다니는 여성들이 즐겨 뿌릴 것 같다. 병이 장미 모양이어서 우아한 여성의 이미지가 있는데, 향기는 스포티해 반전의 매력.
권기범=공주님 방에 있을 법한 향수. 케이스가 장미꽃 위에 내려앉은 나비를 형상화한 것인데 정작 향에서는 그런 느낌이 없어 아쉽다.
엘리자베스아덴 ‘언톨드’
김현진=달콤한 사과를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향긋함이 떠오른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공효진이 생각난다. 어린 소녀가 꽃다발 들고 사과밭에 서있는 느낌. 독립적인 여성보다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성의 느낌.
황수현=남자친구에게 보호받고 싶은 날이라면 이 향수를 뿌려도 좋을 듯. 남자친구가 심드렁하다면 이 향수로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 보는 것을 어떨까.
김범석=신비로운 향기의 향수. 첫 향은 초콜릿 향취를 풍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일 향이 강하게 난다. 반전의 매력이 있는 여자, 외모는 평범하지만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여성이 떠오름.
권기범=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사랑스런 향수. 여자 친구가 생기면 처음 사주고 싶은 선물.
클로에 ‘로즈 드 클로에’
김현진=미국 서부와 남부의 향을 담은 향수. 20대 초반의 여성이 떠오른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귀엽고 착한 여성.
황수현=전형적인 장미향.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추천한다. 산들산들 봄바람이 불 때 잘 어울리는 향수. 멋 부리는 여고생의 느낌.
김범석=여자, 여자, 여자 향수. 도시적이고 현대여성의 느낌 보다는 60년대 약간 복고적인 피넛걸이 떠오른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2006년도 콘셉트가 떠오른다.
권기범=처음부터 끝까지 장미. 장미로 시작해서 장미로 끝나는 향수.
꾸레쥬 ‘블랑 드 꾸레쥬’
김현진=평소 못 맡아본 독특한 향. 힘 있는 여성이 떠오른다. 권력이든 재력이든 미모든 ‘한 방’이 있는 여성이 뿌릴 듯한 향수. 휴대하기도 좋고 병 디자인도 좋다. 자꾸 뿌려도 질리지 않고 도회적인 느낌.
황수현=꾸레쥬의 이름에 어울리게 향도 전형적이지 않고 미래지향적이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향. 달콤한 향에 질린 여성이라면 이 향수를 추천한다. 남성이 써도 좋을 듯.
김범석=향수병도 향기도 매니쉬한 느낌. 여성스러운 향수만을 좋아했던 여성들에게는 이미지를 바꿔 변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듯. 시크한 느낌의 매력적인 향이다.
권기범=디자인이 독특해 첫인상이 매우 좋다. 첫 향은 코가 싸할 정도로 시원하다. 장미 꽃 향기가 일품이다.
버버리 ‘버버리 브릿 리듬 포 힘’
김현진=영국 사람들이 떠오른다. 영국 여행을 자주 갔는데 유로 스타에서 많이 맡아 봤던 냄새.
황수현=지하철 타면 흔하게 맡는 향기. 소개팅 남성에게서 한두 번쯤은 맡아 봤던 향이다.
김범석=양파 같은 향수. 까면 깔수록 새로운 향기가 매력적이다. 버버리 특유의 묵직한 향과 상큼한 잔향이 인상적이다.
권기범=아무 향수나 골랐다가 낭패를 보고 싶지 않다면 이 향수를 추천한다. 향이 좀 독한 편이다.
베르사체 ‘에로스’
김현진=수염이 덥수룩한 이탈리아 남자가 떠오른다.
황수현=전형적인 중년 남성의 향수. 아베크롬비 향수와 향기가 비슷하다.
권기범=목욕탕에서 막 나온 쾌남의 향기.
아닉구딸 ‘오 드 무슈’
김현진=외유내강형의 향수. 남자향수라면 묵직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화학적인 향 보다는 자연적인 향기가 나서 좋다.
황수현=향을 맡는 순간 레몬사탕이 떠올랐다. 코로 사탕을 먹은 느낌이랄까. 사탕의 상쾌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김범석=대중적인 레몬향. 선물을 할 때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 않을 것 같아 선물용으로 좋을 듯하다.
권기범=본인의 정체성을 은은하게 나타내는 향수. 처음에는 부드러운 남자인 줄 알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여자 친구를 지켜줄 때) 수컷의 본능을 드러내는 느낌.
크리드 ‘어벤투스’
김현진=친절한 남성보다는 까칠하고 쿨한 느낌의 남성에게 잘 어울리는 향수. 까칠하지만 잘 자란 남성이 떠오른다.
황수현=첫 향은 독하지만 맡으면 맡을수록 고급스러운 향기. 이번 크리스마스 남자친구의 선물로 좋을 듯.
김범석=느낌이 세다. 강한 남자인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떠오른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향수.
권기범=유럽의 부티크에 들어가면 날 것 같은 향기. 너무 투박하지 않으면서도 너무 인공적이지 않은 향수.
황수현 기자 soohyun87@donga.com·권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