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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열기구 타고 온 신비한 여인, 베네치아 무도회장 들어서다

입력 | 2013-11-07 03:00:00

루이뷔통 ‘여행으로의 초대’ 베네치아편




지난해 11월 처음 공개된 ‘여행으로의 초대’ 캠페인의 무대는 프랑스 파리였다. 루이뷔통의 여정은 올해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옮겨갔다. 영상 속 주인공인 애리조나 뮤즈는 파리를 출발해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도착한다. 루이뷔통 제공

여행이란 테마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뷔통’에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다.

부호들을 위한 여행용 트렁크를 제작하며 시작한 브랜드 역사 때문만은 아니다. 잡다한 여행용품을 루이뷔통의 대표백 ‘키폴’에 넣은 뒤 무심한 듯한 표정으로 체크인하는 셀러브리티들의 공항 패션컷은 ‘1등 럭셔리 브랜드’로 꼽히는 이 브랜드의 현재 가치를 증명한다. 또 미학적으로 완벽한 트렁크들은 영속 가능한 미래적 가치를 떠올리게도 한다.

지난해 11월 루이뷔통이 처음 선보인 캠페인 ‘여행으로의 초대(L’invitation au voyage)’는 럭셔리 업계는 물론이고 많은 패션 애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일반 CF보다 3, 4배는 더 긴 TV광고가 마치 한 편의 단편영화 같았기 때문이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안팎에서 촬영된 당시 광고 영상은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묘한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시청자들에게 마치 ‘영상 속 주인공이 되라’는 주술이라도 부린 듯,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힘이 느껴졌다.

영상 속에서 여인의 아름다움에 반하는 데이비드 보위.

‘여행으로의 초대’ 캠페인은 1년 후인 올 11월, 두 번째 무대를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옮겨갔다. 루이뷔통과 베네치아는 루이뷔통과 파리만큼이나 특별한 관계다. 브랜드 설립 이래 루이뷔통은 예술가와 예술 애호가들의 도시인 베네치아에서 항상 영감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또 베네치아를 둘러싼 베네토 지역은 일류 구두 장인들의 본고장으로 손꼽히며 장인정신의 요람이 돼 왔다. 2001년 이곳에 구두 공방을 연 루이뷔통은 지금도 이곳에서 구두를 제작하고 있다.

루이뷔통은 ‘여행으로의 초대’ 베네치아편을 선보이면서 프랑스의 유명 작가 미셸 투르니에의 코멘트를 인용했다.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건 마치 스스로 꿈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일이다.”

루이뷔통 파르나세아 컬렉션의 ‘비비엔느 백’을 시크하게 메고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의 두칼레 궁전을 거니는 애리조나 뮤즈.

세상을 꿈꾸게 하는 걸 비전으로 여기는 브랜드와 꿈같은 도시 베네치아의 만남은 이 코멘트 하나로 특별한 ‘궁합’을 증명한다.

‘여행으로의 초대’ 캠페인 베네치아편에서는 파리편에 처음 등장해 시선을 끈 거대한 열기구가 또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모두가 잠든 밤, 이 열기구를 타고 파리를 출발해 베네치아에 도착한 신비로운 여인(이 캠페인의 모델인 미국 출신의 애리조나 뮤즈)이 커튼 너머의 무도회장에 들어섰을 때, 가슴이 ‘콩닥’거리는 느낌도 맛볼 수 있다.

특히 뮤즈와 영국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설렘은 최고조에 달한다. 유명 뮤지션인 보위가 최근 영국 BBC에서 선정한 ‘세월을 초월해 가장 우아한 영국 남성’으로 꼽혔다는 점 역시 설레는 마음을 커지게 하는 듯.

뮤즈의 아름다운 모습에 사로잡힌 보위는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며 그녀를 위한 노래를 들려준다. 무도회장을 메운 사람들의 기이한 동작 속에서 마치 베네치아 특유의 영화 예술을 감상하는 듯한 감동도 느낄 수 있다.

뮤즈가 다시 눈을 뜨자 음악은 멈춘다. 꿈같은 추억을 되새기며 그녀는 ‘비비엔느 백’에서 악보를 꺼내든다. 이 악보와 비비엔느 백이 믿기지 않는 꿈을 기억하는 유일한 친구인 셈이다.

이번 캠페인 영상은 7일 루이뷔통이 새롭게 선보이는 ‘루이뷔통 패스’ 앱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풀버전 영상은 8일 루이뷔통 공식 유튜브 채널(youtube.com/LouisVuitton)과 공식 웹사이트(louisvuitton.com)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다. 10일에는 지상파 방송 광고로, 16∼30일에는 CGV(전국 14개 도시 90개 상영관)의 영화관 스크린 광고로도 소개될 예정.

상업예술과 순수예술의 경계는 과연 어디에 있는 걸까.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