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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얇고 가벼운 에르노 패딩, 옷걸이가 필요없죠

입력 | 2013-11-07 03:00:00

클라우디오 마렌지 회장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지난해 10, 11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서 가장 ‘핫’한 의류 브랜드는 편집숍에 들여 놓았던 ‘에르노’였다. 한 벌에 100만 원이 넘는 고가(高價) 패딩 의류였지만 매출이 2억 원이나 나왔다. 인기를 확인한 백화점은 올해 9월 이 브랜드의 단독 매장을 입점시켰다.

1일 한국에서의 첫 매장을 둘러보고자 방한한 클라우디오 마렌지 에르노 회장(사진)을 만났다.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진열 방식이 눈에 띄었다. 옷이 옷걸이가 아닌 천장 쪽에 달린 고리에 걸려 있었다.

“저희 옷은 가벼워서 옷의 무게를 버텨줄 옷걸이가 필요 없습니다. 아울러 이런 진열 방식은 소비자가 고리를 잡고 끌어 주는 방향으로, 즉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따라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패딩 옷 하나를 들어 봤다. 최근 경량 패딩이 많이 나왔지만 다른 어떤 제품보다 가볍다는 느낌이었다. 두께도 ‘패딩(솜이나 오리털을 넣어 누비는 방식)’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얇았다.

―다른 패딩 의류와 뭐가 다른가.

“차 안에 있거나 지하철·버스를 탈 때 두꺼운 옷은 굉장히 거슬리고 불편하다.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두툼한 패딩’은 에르노에겐 죄악으로 비쳐졌다. 더 가볍고 얇게 만들기 위한 기술을 오랫동안 개발해 에르노만의 패딩이 탄생했다. 얇은 패딩이 가능해지다 보니 그 다음에는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했다. 디자인에 따라 클래식과 캐주얼을 접목시킬 수 있었다.”

―기능성과 디자인,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당연히 두 가지 모두 잘해야 하지만 굳이 한 가지를 골라야 한다면 기능이다. 기능성이 떨어지는 에르노 옷은 아무 의미가 없다.”

―1948년 창사 이후 회사가 65년 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

“에르노의 경영 철학은 자유롭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다. 패딩에서도 마찬가지다. 7년 전 패딩을 처음 만들 때부터 계속해서 다양한 시도를 이어나갔다. 충전재는 물론이고 소재도 매년 울, 캐시미어, 고어텍스 원단 등으로 바꿔 보고 새로운 디자인을 연구해 매해 완전히 다른 제품을 내놓으면서 고객 반응을 살폈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에르노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고객들이 우리 옷을 알아보고 반응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현대적인 스타일, 편의성 등에 높은 점수를 주는 한국 소비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에르노의 철학과 딱 맞는다. 앞으로 한국 마케팅에 더 힘쓸 예정이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