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은 “오승환의 직구는 일반적인 직구보다 떠오르는 느낌이 크다”고 말한다. 이는 PTS(투구추적시스템)을 통해서도 입증된다. 오승환의 직구 평균구속은 메이저리그(ML) 정상급 불펜과 비교할 때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상하무브먼트는 ML에서도 1·2위를 다투는 수준이다. ‘돌직구’는 해외진출 시에도 오승환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스포츠동아DB
ML 최고구속 소방수 차프만 무브먼트 8위 그쳐
우에하라 28.4cm 2위…강력한 생존무기 입증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오승환(31)이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원 소속구단 삼성 역시 “대승적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의 돌직구가 국내 최정상임에는 이견이 없다. 과연 메이저리그(ML) 불펜투수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 세 번 살아오는 직구?
스포츠기록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13시즌 오승환 직구의 평균 구속은 시속 150.02km였다. “공 끝이 좋다”는 평가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한국시리즈(KS) 기간 중 심창민(삼성)은 “세 번 살아서 온다”고 ‘돌직구’의 위력을 설명했다.
● 상하무브먼트의 개념은?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한 PTS(Pitch Tracking System·투구추적시스템)의 ‘상하무브먼트’라는 개념을 통해 착시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상하무브먼트는 회전하지 않는다고 가정한 공과 실제 투구가 각각 홈 플레이트를 통과할 때의 높이차다. 만약 이 값이 양수라면 그 공은 중력의 영향보다 더 적은 하강을 한 것이고, 음수라면 중력의 영향보다 더 많이 떨어진 것이다.
● 착시현상, 평균적인 직구보다 5cm↑
KS에서 오승환의 라이징패스트볼은 더 엄청난 괴력을 발휘했다. 상하무브먼트가 무려 37cm(PTS가 설치된 잠실 기준)에 달했다. KS에서 우완투수들의 평균 상하무브먼트는 28cm였다. 야구공의 평균 지름이 7.23cm이니, KS에서 오승환의 직구는 다른 우완투수들에 비해 공 한 개 이상 더 떠오르는 느낌을 준 셈이다.
● 오승환, 직구 평균 구속(150.02km)은 ML 불펜 중 50위권
단순히 직구 평균 구속만 놓고 보면, 오승환은 ML 불펜투수들을 압도하지 못한다. 올 시즌 ML 불펜투수 중 직구 평균구속 1위는 아롤디스 차프만(신시내티)이다. ML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무려 98.4마일(약 158.4km)을 기록했다. 직구 평균구속 상위 10걸은 모두 96마일(약 154.5km) 이상을 기록했다. 50위인 제이슨 그릴리(피츠버그·93.3마일)도 오승환(93.2마일)보다 빠른 직구를 던졌다.
● 오승환, 직구 상하무브먼트(29cm)는 ML 불펜 중 최정상권
직구 평균구속이 89.2마일(약 143.6km)에 불과한 우에하라가 상하무브먼트 순위에선 상위권인 점이 눈에 띈다. 그의 직구가 구속에 비해 위력적인 이유다. 우에하라는 뛰어난 제구력과 까다로운 스플리터까지 갖췄다. 오승환의 직구 역시 구위뿐 아니라 제구력도 수준급. 해외무대에서도 ‘돌직구’는 분명 경쟁력 있는 무기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