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년새 2개 공장 신설 발표… 中 저임금 매력 사라져 복귀 행렬해외공장 둔 기업 37% “이전 고려”
블룸버그통신은 5일 애플이 애리조나 주 메사 시에 있는 옛 ‘퍼스트 솔라’ 공장을 사들여 아이폰의 카메라 렌즈 커버 등에 사용되는 부품인 사파이어글라스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개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틴 휴젯 애플 대변인은 “공장 설립을 통해 국내 생산이 확대되고 향후 최대 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1999년까지 미국 내 공장을 모두 닫고 중국 등으로 나간 애플이 지난해 말에 이어 1년도 안 돼 두 번째 공장 설립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애플은 내년에는 텍사스 주에 연간 100만 대의 맥프로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GE와 구글도 지난해와 올해 해외 생산시설을 본토로 옮기기로 한 바 있어 미 기업의 유턴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2월 GE는 중국에 있던 대형 온수기 공장을 켄터키 주 루이빌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GE는 저임금을 노리고 2000년 중국에 생산설비를 지었지만 중국 근로자의 임금이 갈수록 높아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올해 9월까지 5년 만에 중국 근로자 평균임금은 71% 상승했다. 저임금의 이점은 점차 사라지는 반면 기름값이 3배 가까이 올라 미국까지 평균 4주가 걸리는 선박 운송비는 급등했다. GE는 미국으로 공장을 옮긴 뒤 비용을 20% 떨어뜨려 온수기 제품 가격을 1599달러에서 1299달러로 낮췄다.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도 9월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 모토로라 모토X를 생산하는 공장의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 내 첫 스마트폰 조립공장이다.
2010년부터 중소기업을 필두로 시작된 미 기업의 유턴현상은 최근 2년 새 글로벌 대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8월 보고서에서 “2020년 미국이 다시 세계 제조업 생산기지가 될 것”이라며 “최근 40년간 저비용 국가로 이전했던 미 제조업체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해외 소득에 대한 세금 감면을 중단하고 본토 이전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정책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