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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유대감, OECD 바닥권

입력 | 2013-11-07 03:00:00

한국인 23% “어려울 때 도움받을 친척-친구 없다”
삶의 만족도도 평균이하




“어려움에 빠졌을 때 주변에 의지할 수 있는 친구나 친척이 있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4개 회원국 국민에게 던진 질문이다. 실직 파산 등 개인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주변에서 경제적 정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더욱 쓸쓸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질문에 한국인은 77%가 “그렇다”고 답했다. OECD국가 중 꼴찌에서 3번째로 낮은 ‘사회적 유대감’이다. 국가부도 사태 직전까지 갔던 그리스도 한국보다 한 단계 높았다. OECD국가 중 한국보다 유대감이 낮은 나라는 멕시코와 터키뿐이었다.

5일 OECD가 발간한 ‘2013 삶 보고서(How's Life? 2013)’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0으로 OECD 평균 6.62보다 낮았다. 지난해 갤럽이 OECD 각국에서 자신의 삶이 최상(10)과 최하(0) 가운데 어디에 위치하는지 조사한 결과다. 스위스가 7.8로 가장 높았고 헝가리가 4.7로 가장 낮았다. 미국은 7.0, 일본은 우리와 같은 6.0이었다. 특히 한국은 저학력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은 국가로 분류됐다.

한국의 기대수명은 1995년보다 크게 늘었으나 응답자 스스로 건강하다고 답한 비율은 40%를 밑돌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한국의 15∼64세 인구의 고용률은 2011년 기준 63.85%로 OECD 평균 66.0%보다 조금 낮았다. 그러나 한국의 성별 평균 임금격차는 38%로 OECD국가 중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대졸 학력 이상의 남녀 간 취업률 격차도 29%로 가장 높았다.

2011년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를 기준으로 한 15세 학생의 읽기와 수학·과학 능력은 핀란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나, 16∼24세 성인의 읽기 쓰기 계산 능력은 평균 정도로 나타났다.

한편 경제위기 속에 남유럽 국가 국민들 삶의 질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인들의 만족도는 5년 사이 20%나 떨어졌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각각 12%, 10%씩 하락했다. 반면 유럽의 경제 강국 독일은 4%나 올랐다. 이스라엘 멕시코 스웨덴 국민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또 금융위기 이후 유로존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5년 사이 10% 넘게 하락했다. 반면 독일 영국은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오른 나라로 꼽혔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경제위기 속에서 각국의 정책 최우선 과제는 국민의 행복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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