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업체 인수 한칠용 하넥스교역 사장
돌아가신 부친의 고향은 함북 회령이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애창곡도 ‘38선의 봄’이다.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돌리면 조금이나마 통일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007년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을 둘러보고 왔는데 그 뒤 개성공단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한 사장은 1월 초 개성공단 내 아파트형 공장 한 곳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무산됐다. 석 달 뒤 북한에 의해 공단이 폐쇄되자 주변 사람들은 “개성에 들어가지 않은 게 전화위복”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풀리는 듯했던 남북 관계가 북측의 돌변으로 경색된 가운데 6일 기자와 만난 한 사장은 개성공단에 진출하는 이유에 대해 “인건비, 물류비가 싸고 ‘메이드 인 코리아’가 적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개성공단은 남북 평화의 장(場) 아니냐”고 말했다.
“1992년 진출한 칭다오는 신호등도 없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대도시가 됐어요. 남북 관계가 호전되면 개성공단을 발판으로 평양 등지에 제2, 제3 공장을 지어 사업도 키우고 북한 근로자들도 돕고 싶습니다. 그러면 북한도 몰라보게 발전하겠지요.”
지난달에만 개성공단에 두 번 다녀온 한 사장은 “일감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분위기가 어수선하긴 했지만 개성공단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불안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는 “6년 전에 비하면 개성공단은 규모도 커졌고 체계화됐다”며 “개성아트랑에서 일하는 근로자도 600명에서 1250명으로 늘었다”고 했다.
한 사장은 “남북 당국은 상호 합의한 대로 3통(통행 통신 통관) 문제를 해결하고, 개성공단 국제화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