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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요즘 스모그, 국내먼지와 달리 납-비소 함유… 中서 유입 확실”

입력 | 2013-11-07 03:00:00

中언론 “中과 무관” 주장하는데…




“서울의 스모그는 중국과 무관하다.”

중국 관영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에 스모그 침입을 당했다’면서 중국발 스모그를 자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서울에 나타난 스모그의 발생 원인은 인구 밀도가 높고 대량의 디젤자동차, 분진 등 때문”이라며 중국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요즘 한국을 덮친 스모그는 정말 중국과 관련이 없을까. 전문가들은 “중국 언론의 주장은 논쟁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한국을 지나는 기류가 중국에서부터 불어오는 것이 보이는데 아무 상관이 없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서풍 또는 남서풍 계열의 기류가 지속적으로 하루 이상 불 때 중국 대륙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한국을 뒤덮는 것은 매해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전국 미세먼지농도는 2006년 이후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지난해에는 전국 미세먼지농도가 대기환경 기준 m³당 50μg 이하를 달성했다.

그런데 올해 1월 12∼15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농도가 m³당 150∼200μg으로 치솟았다. 연평균 미세먼지농도의 3∼4배에 이르는 수치다. 그 며칠 전 중국에서 강한 스모그가 발생했었다. 중국은 석탄의존도가 70%가량으로, 특히 연료 사용이 증가하는 겨울철에 대기오염이 악화된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1월 국내에서 발생한 스모그에서 발견된 미세먼지성분은 신경계 독성물질로 알려진 납(Pb) 비소(As) 등이 평소보다 2∼3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검사된 미세먼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고 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의 주장이 달라 중국 측에 자료를 공유하자고 제안했지만 중국은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세먼지농도가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 베이징의 올해 1월 미세먼지농도는 m³당 993μg을 기록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인 m³당 25μg의 약 40배에 달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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