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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메탈리카 공연실황에 SF 액션 가미한 영화

입력 | 2013-11-07 03:00:00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




메탈리카의 공연 영상에 따로 촬영한 스토리 영상을 엮어 만든 영화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한 네 남자로 클루니, 피트, 뎁, 크루즈 대신 헷필드, 해밋, 울리히, 트루히요(메탈리카 멤버들)를 꼽는 이라면 이 영화를 놓쳐선 안 된다.

14일 개봉하는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92분)는 현존하는 가장 성공한 록 밴드 중 하나인 미국의 4인조 그룹 메탈리카의 실제 공연 영상에 공상과학(SF) 액션 영화의 요소를 가미한 새로운 형식의 콘서트 영화다.

때는 2012년 8월. 메탈리카 공연 스태프인 트립(데인 드한)은 콘서트를 즐길 마음에 부풀어 있다. 설렘은 잠시뿐. 트립은 곧 상사에게서 기름이 부족해 시내 한복판에 정차한 공연용 차량에 연료를 주입하고 거기 실린 중요한 물건을 찾아오라는 임무를 받는다. 공연장에서 메탈리카 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 트립은 폭동으로 아수라장이 된 도심에서 사투를 벌인다.

캐나다에서 열린 실제 공연과 따로 촬영된 허구의 스토리 분량은 8 대 2 정도다. 공연장 밖 이야기는 단조로운 줄거리보다 이미지에 치중했다. 방독면을 쓰고 말에 탄 채 망치를 휘두르는 괴한, 전경과 시위대의 충돌, 도시 하늘에 목 매달린 사람들,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고 돌진하는 트립의 영상이 메탈리카의 공격적 음악과 맞아떨어진다.

가장 볼만한 건 다른 공연에선 볼 수 없는 SF적 무대 장치다. 전기의자와 사형수를 노래한 곡 ‘라이드 더 라이트닝’이 연주될 때는 무대 위 공중에 뜬 대형 전기의자 모형 사이로 인공 번개가 친다. ‘…앤드 저스티스 포 올’에서는 10m 높이 정의의 여신상이 무대 위에 설치됐다 무너져 내린다. 전쟁의 참상을 그린 ‘원’의 도입부에서는 빗발치는 레이저빔을 맞은 무대가 불꽃과 연기에 휩싸인다. 카메라는 무대 위 상황을 팔방에서 역동적으로 포착한다.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음향이다. 메탈리카를 극장에서 경험할 일은 그동안 없었다. 네 멤버의 으르렁대는 연주는 꽉 막힌 육면체의 극장 공간과 의자를 통해 온몸으로 전해진다. 친구를 록 팬으로 만들 영화로 이만한 게 없다. 메탈리카 팬이 아니라면 중반부터 좀 지겨워질 수도, 결말이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메탈리카의 베이시스트였지만 순회 공연 중 교통사고로 숨진 클리프 버턴(1962∼1986)의 기일(9월 27일)에 맞춰 개봉했다. 영화 속 공연 실황을 담은 사운드트랙 음반도 나왔다. 아이맥스 3D와 2D로 개봉한다. 네 남자의 오랜 팬이라면 트립이 사수하는 가방에 든 수수께끼 물건의 정체를 짐작할 것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