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홍보 과거 회귀” 반대론 팽팽… 교육부 “아직은 검토도 안한 상태”본보 여론조사 “국정전환 동의” 77%… 연령대별 찬성 40대 85%로 1위
한국사 교과서의 편향성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검정체제에서 국정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설문조사에서 ‘국정교과서 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가 10명 중 8명에 가까운 77.4%로 나타나 정치권의 움직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근현대역사교실에서 “다른 교과서는 몰라도 국사와 국어는 국정교과서로 전환해야 한다는 토론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정홍원 국무총리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에서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남북이 분단되고 이념적 대립이 첨예한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더는 교과서 문제로 국론이 분열돼선 안 된다는 취지였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달 14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이학재 의원은 “국가적 통일성을 위해 역사 교과서는 국정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박인숙 의원은 “학부모도 하나의 교과서를 원한다. 사교육비 문제를 고려해 국정교과서 채택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이 여론을 업고 국정 전환을 추진한다고 해도 고려해야 할 변수가 한둘이 아니다. 우선 시대를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올 개연성이 크다. 과거 국정교과서가 지나친 반공 이데올로기를 근거로 정권의 홍보 역할을 해서 검정체제로 바꾼 마당에 다시 국정체제로 돌아가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정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청와대나 정치권과 사전 교감이 있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권이 국정 전환을 추진하면 실무 작업은 교육부의 몫이 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문제 역시 교육부는 당초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결국 2017학년도부터 필수로 바뀌었다.
실무적으로 국정 전환에는 정책 연구가 필요하다. 이후 공청회를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교과서의 국정, 검정, 인정 발행 여부를 정한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과 국정 도서를 지정한 교육부 장관 고시 내용도 바꿔야 한다. 별도의 법 또는 시행령 개정은 필요 없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김철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