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현안 여론조사]통진당 해산심판 청구
○ 30대 제외 전 연령층 ‘적절한 조치’ 답변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거의 모든 연령층이 ‘적절한 조치’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진당이 북한을 따르는 종북 세력이라는 정부의 설명에 공감하느냐’란 질문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56.2%)이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7.3%에 그쳤다.
다만 이 질문에서도 30대는 ‘공감한다’(45.3%)와 ‘공감하지 않는다’(52.3%)는 의견이 오차범위 안에 있어 사실상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령층에서는 20대 53.3%, 40대 58.6%, 50대 65.6%, 60대 이상 58.1% 등으로 통진당이 종북 세력이라는 평가에 ‘공감’을 표시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30대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늘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비우호적인 응답을 내놓고, 진영 논리에서도 상대적으로 진보에 가까운 성향을 보인다”며 “그런 반정부적 성향이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통진당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답변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20대의 경우 최근 탈이념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극단적인 종북 성향이나 이석기 의원 같은 주사파 논리에 반대하는 응답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에서도 30대는 유일하게 ‘긍정’(49.0%)과 ‘부정’(44.2%)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3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층은 모두 박 대통령에 대해 ‘긍정’ 응답이 더 많았다.
절반 이상의 국민이 통진당이 종북 세력이라는 인식에 ‘공감’을 표시하고 정당해산 청구 심판도 ‘적절한 조치’라고 답변했지만 지지 정당과 지역별 분류에서는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새누리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74.0%는 통진당이 종북 세력이라는 데 ‘공감’했고, 82.0%는 정당해산 청구 심판에 대해 ‘적절한 조치’라고 답변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0.7%, 정당해산 심판 청구가 ‘부적절한 조치’라는 응답은 10.2%에 불과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62.7%는 통진당이 종북세력이라는 데 ‘공감하지 않는다’고 밝혀 ‘공감한다’(30.9%)는 응답의 두 배 이상이었다. 또 정부의 정당해산 심판청구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조치’(54.0%)라는 의견이 ‘적절한 조치’(37.7%)보다 많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종북 세력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감이 그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도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광주·전남북에서는 36.6%의 응답자만 정당해산 심판청구가 ‘적절한 조치’라고 답변했고 45.7%는 ‘부적절한 조치’라는 생각을 밝혔다.
통진당 의원들의 의원 자격 유지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지지자의 72.0%는 ‘국회의원 자격도 상실해야 한다’고 답변해 ‘지역구 의원을 빼고 비례대표 의원만 상실해야’(13.9%) ‘국회의원 자격 유지해야’(7.7%)보다 훨씬 많았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국회의원 자격도 상실해야 한다’는 응답은 23.2%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자의 38.6%는 ‘국회의원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비례대표 의원만 상실해야 한다는 응답은 35.0%로 나타났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