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현안 여론조사] 대북정책 - 한일관계“유연한 자세로 北 대화 이끌어내야” 51.4%“日도발 강경하게 대처를” 65.6%… “양국 관계개선 노력해야” 29.8%
이번 긴급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북한보다 일본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같은 민족인 남북 관계에는 ‘출구’가 있지만 역사 문제와 민족 감정이 얽혀 있는 한일 관계에는 사실상 ‘해법’이 없다”는 진단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북한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에는 강경 기조보다 유연한 자세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좀 더(6.1%포인트) 많았다. 응답자의 51.4%가 향후 대북 관계 방향에 대해 “유연한 자세로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답했다. “북한의 변화가 있을 때까지 현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경 기조 주문은 45.3%였다. 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반면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북핵 문제와 인권 문제를 거듭 강조하며 ‘김정은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가장 강경했다. 20대는 절반이 넘는 53.0%가 강경 기조를 요구했다. 반면 50대와 60대에서는 각각 41.2%와 39.2%만이 강경 기조 유지를 주장해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대 남성의 경우 60.7%가 강경 기조를 지지해 북에 대한 경각심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 30대와 40대에서는 각각 48.6%와 45.3%만이 강경 기조를 지지했다.
향후 일본과의 정책 방향에 대해선 국민 대다수가 현재의 강경 기조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5.6%는 “일본의 도발에 맞서 현재의 강경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답변은 29.8%에 그쳤다. 강경 기조를 지지하는 답변이 2배 이상으로 높게 나온 것은 일본 우파 정치인들의 잇단 역사 왜곡 발언과 독도 영유권 주장에 이어 최근 ‘집단적 자위권’까지 추진하는 데 따른 반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가 40대 이상에 비해 더 강경한 태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72.6%, 30대의 78.6%가 일본에 대해 강경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해 60대 이상(52.5%)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일본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일본에 강경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여성의 경우 58.8%였으나 남성의 경우 72.6%에 달했다. 지역별 분석에서는 ‘제주·강원’ 지역 응답자의 76.3%가 강경 입장을 지지해 타 지역에 비해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