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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잡 페어]SK그룹, 오전 11시 반 출근-오후 3시 반 퇴근

입력 | 2013-11-08 03:00:00

베테랑 직원의 경력단절 막아 전문가 육성




8월 초 발간된 SK 사보에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장 자랑하고 싶은 SK 문화’를 조사한 설문결과가 실렸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답변을 받은 것은 ‘워킹맘(Working Mom)을 위한 배려’였다.

SK그룹은 가사와 육아 때문에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할 수 없는 워킹맘을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연말까지 SK텔레콤과 브로드밴드 등 계열사를 통해 총 400여 개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먼저 SK텔레콤은 6월 고객센터 자회사인 서비스에이드와 서비스탑을 통해 하루에 4시간만 근무하는 파트타임 상담사 180명을 채용했다. 이들은 오전 11시 반에 출근하고 오후 3시 반에 퇴근한다. 아이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한 뒤, 아이가 돌아올 때쯤 퇴근할 수 있어 워킹맘에게는 최적의 근무 스케줄이다. 파트타임이지만 정규직 신분이 주어진다. 4대 보험, 복리후생 혜택, 승진 기회도 보장된다.

파트타임 상담사 선발 1순위는 결혼 출산 양육 등으로 일을 그만둔 퇴사자다. 2순위는 퇴사자는 아니지만 아이 양육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주부다. 기존 직원 중에서도 원하는 경우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파트타임으로 전환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육아 경험이 있는 경력 단절 여성의 경우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고 감성이 풍부해 양질의 상담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고객들의 불만을 달랠 수 있는 베테랑 직원을 육성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간제 근무를 통해 베테랑 직원이 경력 단절 없이 일할 수 있어 보다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고객센터 특성상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2시까지 상담이 몰리는데, 파트타임 상담사를 확충하면서 기존 직원들도 업무량을 나누고 식사 시간을 여유롭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SK브로드밴드도 경력단절 여성 100명을 전국 상담센터 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브로드밴드는 7월 말 여성가족부와 ‘경력 단절 여성 일자리 확대를 위한 민·관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브로드밴드와 여성부는 협력의 일환으로 한국폴리텍Ⅰ대학 서울정수캠퍼스에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중소기업 기술 행정전문가’ 과정을 개설했다. 이 과정은 8월 중순부터 두 달 동안 무료로 운영됐다. 이수자 20명 중 9명이 브로드밴드 상담센터에 채용됐다.

SK텔레콤과 여성부는 이 밖에도 성희롱과 언어폭력 등으로부터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SK텔레콤 고객을 대상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등 여성부 정책 홍보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SK플래닛은 워킹맘이 오전에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출근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탄력근무제(플렉시블 타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최고 수준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