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씨는 조 행장에게 “항상 은행원이 천직이라고 말한 아내가 9년 전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은행을 퇴직할 때의 상황이 떠오른다”며 “다시 은행원이 된 아내가 입행한 후 너무나 기뻐하고 아이들도 이런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고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기업은행의 시간제 근로자 채용에는 모두 2346명이 지원해 약 2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은 대부분 ‘능력은 있으나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었다. 합격자 중 상당수는 10년 남짓 은행 근무 경력이 있는 30대 후반∼40대 중반 주부다. 당초 100명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우수한 인력이 많아 9명을 추가로 뽑았다.
기업은행의 시간제 근로자로 일하면 하루 4시간 일하게 된다. 원하는 근무 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주부들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보수는 근무시간에 비례해 일반 직원과 동일하게 지급되고 복리후생에서도 차별이 없다고 은행 측은 밝혔다.
합격자 중 창구업무 경험이 많은 이들은 공단소재 영업점과 같이 특정 시간대에 고객이 몰리는 영업점에 배치돼 근무 중이다. 이 외에 경제강사, 컨설팅 등 지원자의 다양한 업무 경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주요 부서에 배치했다. 이들이 근무한 지 한 달이 약간 넘었는데 은행 내부에서는 숙련된 ‘아줌마 텔러’의 솜씨로 능숙하게 고객 응대를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승은 기업은행 인사팀장은 “시간제 근로자 채용은 경력 단절 여성에게 재취업의 기회가 되는 동시에 고객에게는 대기 시간을 줄여줄 수 있어 의미 있는 시도”라며 “기업은행의 시간제 근로자 채용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