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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잡 페어]하나은행, 은행에서 배운 지식 서민에게 나눠 드려요

입력 | 2013-11-08 03:00:00


2009년 하나은행 서울 보라매지점장으로 퇴직한 조병혁 씨(59)는 올해 2월 29년간 일했던 옛 직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요즘 하나은행 숙대입구역점의 희망금융플라자에서 서민금융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재무 상담을 해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조 상담사는 “은행에서 배운 지식을 서민들에게 나눠주는 재능 기부를 하며 소득까지 올릴 수 있다”며 “급여는 지점장으로 일할 때와 비교할 수 없지만 보람은 그때 못지않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지점장 등을 지낸 퇴직 직원들을 다시 채용해 서민금융, 심사지원, 여신관리, 외환업무 관련 직원 교육 등의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현재 27명의 퇴직자들이 재취업해 ‘제2의 경력’을 개척하고 있다. 노련한 베테랑들의 금융 지식과 영업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데다 경험이 풍부해 본부 부서와 실무 영업점 간의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까지 한다는 게 이들에 대한 일선 영업점의 평가다.

퇴직자들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지는 곳이 조 상담사와 같은 퇴직자들이 활동하는 희망금융플라자. 이곳은 2월 정부의 서민금융정책 일환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원스톱 서민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서울의 7개 영업점의 희망금융플라자 서민금융 전담 창구에 퇴직 지점장급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서민 고객들을 대상으로 △가계 현금 흐름 파악 △채무 발생 원인 분석 △서민 재산 형성을 지원하는 예금 상품 안내 △고금리 대출의 전환 △유관기관의 서민금융 지원제도 활용 방안 등을 상담해준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서민금융 창구 추가 개설 등을 통해 퇴직 직원 채용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퇴직자의 재취업은 직장에 대한 애정과 영업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춘 직원들의 다양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후배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기회”라며 “퇴직을 앞둔 직원들도 다시 채용돼 근무할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자회사인 외환은행은 창업재취업센터와 금융전문가 재취업 안내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퇴직자의 재기를 돕고 있다. 올해 2월 여신전문가 출신의 퇴직 직원 2명을 서민금융 상담역으로, 해외 근무 경력이 있고 투자금융이나 외환업무를 경험한 퇴직자 4명을 글로벌 자문센터 상담자문역으로 각각 채용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퇴직 직원을 대상으로 전문 분야별 인재 풀을 구성해 관리하고 하나금융그룹과 공동으로 창업 및 재취업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