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금융 정보에 해박해져 주변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자주 해주다 보니 전문가가 된 듯한 우쭐한 기분을 자주 맛보게 된다”며 “육아에 집중하느라 잃어버렸던 자존감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정 씨는 “입사 후 1개 월간 금융 지식 및 고객 응대법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받다 보니 어느덧 자신감이 붙었다”며 “상담 말미에 상담원 이름을 직접 밝히는 상담 실명제를 운영하다 보니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정 씨는 더 욕심을 내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열심히 공부를 하다보니 예상치 못했던 효과도 생겼다. 엄마가 퇴근 후 틈날 때마다 책을 펴들고 공부하는 모습을 본 아이들이 따라서 책을 펴게 된 것이다.
고객을 돕는 업무를 하다보니 보람도 적지 않다. 정 씨는 최근 금융사기 사건을 당한 한 고객의 신고를 신속하게 처리해 피해금을 보상받을 수 있게 조치했다. 이후 이 고객은 “덕분에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게 됐다”며 콜센터로 귤 한 박스를 보내왔다.
일상에 지쳐 소홀했던 봉사 활동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오전 상담시간에 ‘농촌 어르신 말벗 서비스’를 하다보니 어른들을 공경하는 마음이 절로 우러 나오게 됐다. 정 씨는 “내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더욱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