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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울산 ‘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

입력 | 2013-11-08 03:00:00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7일 열린 국민보도연맹희생자 합동 위령제. 870명이 희생된 울산 보도연맹희생자 합동위령제는 올해로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 제공

“억울한 870명의 원한이 조금이나마 씻어지길….”

6·25전쟁 당시 군경에 희생된 울산의 국민보도연맹희생자 합동위령제가 7일 오전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렸다. 위령제에는 김규인 유족회장 등 유족과 박맹우 시장, 서동욱 시의회 의장, 김복만 시교육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유족들이 함께 모인 가운데 억울하게 희생된 아버지와 형제 등을 마음껏 부를 수 있게 합동위령제가 열려 다행”이라고 인사했다. 박 시장은 “보도연맹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한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진실 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평생을 바친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울산의 국민보도연맹 희생자는 870명. ‘보도연맹(保導聯盟)’은 1949년 6월 좌익계 인물들을 전향시키기 위해 정부가 조직한 단체다. 지역별 할당된 수를 채우기 위해 무고한 국민을 강제 가입시키기도 했다. 울산에서는 1950년 8월 5∼26일 870명을 온양읍 대운산 골짜기와 울주군 청량면 반정고개로 끌고 가 총살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11월 울산 보도연맹사건의 희생자로 신분이 확인된 40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유족들은 2008년 6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판결이 내려져 희생자 본인에게 8000만 원, 배우자에게 4000만 원, 부모와 자녀에게 800만 원씩, 형제자매에게 400만 원씩의 배상액이 확정됐다. 김정호 초대 유족회장(66)은 “어느 지역보다 희생자가 많은 울산에 위령탑을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4·19혁명 직후 ‘울산보도연맹 원사자(怨死者) 위령탑’ 비문은 울산 출신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이 썼다. 이 위령탑은 중구 함월산 백양사 인근에 세워졌으나 5·16군사정변 이후 훼손돼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