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광주점에 입점하는 토종 빵집 ‘베비에르 과자점’1991년 작은 동네빵집서 시작… 이스트 안쓰고 친환경 유기농 고집‘건강한 빵 만든다’ 입소문 타… 4개 매장서 年 25억 매출 성장“동네빵집은 한가지 맛으로 승부”
3개월 전 문을 연 베비에르 봉선점 앞에 선 마옥천 대표.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대형 프랜차이즈 공세에 밀려 동네 빵집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때 베비에르는 친환경 재료를 고집하며 독특한 판매 전략으로 고객들에게 신뢰를 쌓아갔다. ‘맛 좋은 빵보다 건강한 빵을 만든다’는 마옥천 대표(46)의 신념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 베비에르 과자점이 내년 1월 롯데백화점 광주점에 입점하게 된 것이다.
입점을 먼저 제안한 것은 롯데백화점이었다. 롯데백화점은 베비에르 과자점이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고 기업형이 아닌 소상공인이라는 점,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3년 전부터 입점을 권했지만 마 대표는 고사했다. 제과 기능장인 마 대표는 “오랫동안 독자적으로 꾸려오던 방식에 익숙한 데다 매장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화점 측의 계속된 제의에 마 대표는 최근 입점을 결정했다. 석 달 전 문을 연 봉선점이 정상 궤도에 올랐고 백화점의 수준 높은 고객서비스 기법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 대표는 백화점 지하 1층 식품매장에 제빵 설비를 갖춘 작업실을 설치하고 크림치즈와 레몬이 들어간 ‘모찌모찌’ ‘블루베리 찰빵’ 등 60여 종의 친환경·유기농 빵을 판매할 예정이다.
‘건강한 빵’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프랜차이즈 문의도 늘어나고 있지만 마 대표는 정중히 사절한다. 빵을 제대로 아는 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경영 철학 때문이다. 마 대표는 “빵 하나를 굽더라도 장인정신이 없으면 안 된다”며 “직원 중에서 근무 경력이 10년을 넘으면 분점을 내줄 생각인데 10년이 넘은 직원이 한 명밖에 없어 추가로 분점을 내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고 웃었다.
마 대표는 대형 프랜차이즈에 밀리고 있는 동네 빵집 업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토종 제과점은 마케팅이나 자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맛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빵이나 케이크, 쿠키, 도넛 같은 품목 중에서 자신 있는 한 가지로 승부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손님들이 그 맛을 알고 꼭 다시 찾아옵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