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일본에서 공연을 펼친 ‘가왕’ 조용필은 지치지 않았다. 그가 열정으로 2시간30분 동안 지킨 무대를 바라보는 팬들(아랫사진)은 감동으로 물들었다. 사진제공|YPC프로덕션
■ 조용필 도쿄 ‘헬로-원나잇 스페셜’ 콘서트 열광의 현장
은하수·도트 이미지 등 화려한 무대
‘돌아와요…’일본어로 열창 팬들 감동
“용필 오빠 여전히 최고”4000명 열광
15년 만의 무대. 노래를 부르는 가수도, 따라 부르는 팬들도 모두 감동에 벅찼다.
조용필은 최신작 ‘헬로’를 일본어로 부르며 무대를 열었다. 팬들은 그의 얼굴이 그려진 야광봉을 연신 흔들며 “오빠!” “형님!”의 환호를 멈추지 않았다. ‘미지의 세계’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친구여’ 등 히트곡을 이어가면서 조용필은 이번 공연을 위해 가장 힘을 쏟았다는 ‘도트 이미지’로 화려한 볼거리를 선보였다. 한 마리 새가 날아다니거나 은하수가 조용필의 머리 위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한국 공연에서 사용해온 ‘무빙스테이지’를 쓸 수 없게 되자 조용필이 팬들을 위해 마련한 무대다. 팬들은 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모두 23곡의 노래가 빼곡히 무대를 채운 이번 공연의 백미는 ‘돌아와요 부산항에’. 조용필은 1982년 이 노래로 일본 팬들을 처음 만났고 당대 톱가수만 출연하는 NHK ‘홍백가합전’에 3회 연속 출연하는 성과를 얻었다. 전주가 흐르자마자 팬들은 흥에 겨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조용필은 일본어와 한국어로 1절과 2절을 나눠 부르며 감동을 선사했다.
나고야TV 마모루 츠마가리(45) 책임프로듀서인는 이 노래가 “100만 재일교포들의 혼”이라고 말했다. 일본인들도 이 노래를 듣고 조용필의 팬이 됐다. 하마다(64)씨는 “당시 영혼과 감정을 담아 노래하는 가수가 없었다”면서 “표현력이 좋은 조용필을 보고 팬이 됐다”고 말했다. 조용필의 일본 팬클럽 사노(66) 대표는 “오늘만을 손꼽아 기다렸다”면서 “15년 만에 그가 날아오는 걸로 만족한다. 최고였다. 감동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