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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회원권이 5100만원 골프장 위기 돌파구는?

입력 | 2013-11-08 07:00:00


회원제서 대중제 전환 등 생존 대안 모색 시급

황금알을 낳던 골프장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 경영 위기, 회원 간 갈등으로 어수선한 골프장이 속출하고 있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총 437곳(회원제 227, 대중제 210). 1990년 46곳보다 10배 가까이 늘어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지나친 경쟁과 장기화된 불황 그리고 골프인구의 감소로 인해 경영 위기를 맞은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다. 그로 인한 피해가 회원들에게 전가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 휴지조각 회원권 등장

경기도의 안성 Q골프장은 입회보증금 3억원짜리가 5100만원으로 떨어졌다.

법정관리 상태였던 이 골프장은 법원에 골프장을 매각해 채무를 변제하고, 3억원에 판매한 회원권의 가격을 원금 및 개시 전 이자의 17%만 인정하겠다는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지난 9월 수원지법은 이 계획안을 수용했고, 골프장은 스크린골프업체인 골프존에게 매각했다.

회원들은 앉은 자리에서 수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 골프장 스스로가 경영 위기를 자초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회원들에게 전가됐다.

경기도 포천의 가산 노블리제 골프장의 회원들은 더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이 골프장 회원들은 법정관리 상태인 골프장 회생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입회보증금을 출자전환해 골프장을 직접 경영하는 방식으로 정상화를 모색했다. 그러나 시공사이자 주채권자인 유진기업dl 자회사인 유진로텍이 골프장 부지와 건물을 매각하면서 회원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주인이 바뀌면서 회원들이 가진 회원권은 자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이 골프장의 회원권은 한 때 7억5000만원까지 했다.

● 회원제에서 대중제 전환 늘어

충북 충주의 센테리움 골프장은 최근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했다. 이 골프장은 회원들의 입회보증금을 모두 돌려주고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입회보증금 반환에 들어간 비용만 1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 골프장처럼 입회보증금을 돌려주면 회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대부분의 골프장은 보증금을 돌려줄 돈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으로 운영하다 대중제로 전환한 사례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0년 1곳에서 2011년 3곳, 2012년 7곳으로 증가했다.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 혜택을 통한 수익 개선이다. 그린피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2만2160원)를 비롯해 종합토지세(회원제 4.8%·대중제 0.3%), 법인세 등에서 세금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골프장 측에서는 세금으로만 연간 20∼30억원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과거 골프장 회원권은 투자 목적이 앞섰지만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아 선택 골프가 가능해지면서 투자 목적이 사라졌다. 앞으로 회원권의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세금 혜택은 물론 그린피 인하 등의 효과로 인해 내장객 증가가 기대된다.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라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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