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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만나러 갑니다’ 남희석 “출연자 고생 덕분” 이순실 “희석씨 진행 덕분”

입력 | 2013-11-08 07:00:00

남희석-이순실(오른쪽). 사진제공|채널A


■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100회 돌파의 두 주역 남희석&이순실

남희석

“북한에서의 일 끄집어내는게 내 역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
녹화날 슬픔 털지 못하면 너무 괴로워”

이순실

“북한에 두고온 아이 생각나 우울증
이만갑과 남편 덕분에 슬픔 이겨내
날 보고 다른 탈북자 희망 가졌으면”


종합편성채널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가 10일 종편 최초로 100회를 맞는다. 2011년 12월4일 첫 방송하고 2년이 흐르는 동안 ‘이만갑’은 웃음과 감동을 전하며 남북간 소통의 버라이어티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1회부터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MC 남희석과 ‘맏언니’ 이순실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은 2만5000여 탈북자에게 꿈과 희망의 전도사 같은 존재다.

남희석은 “출연자들의 고생이 가장 많다”며, 이순실은 “희석씨가 잘 밀어준 덕분이다”며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남희석은 이순실을 “순실이 형”이라고 부른다. 2년 이상 지내오며 형제처럼 가까워졌다. 특히 남희석은 이순실의 남한 생활 적응을 위해서 주저하지 않는다. 남희석은 “출연자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줄 뿐이다. 또 원활한 녹화를 위해 교통정리를 해주고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설정해주는 게 전부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출연자들을 가슴으로 대한 사람도 바로 남희석이다.

“북한에서 겪은 일을 잊으려 하지만 난 끄집어내야 한다. 프로그램을 위해 어쩔 수 없다. MC의 몫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한다.”

남희석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탈북자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하다”며 웃었다.

이들의 사연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할 때도 많다.

“한 번 울음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그래서 녹화날엔 어떻게든 감정을 털어내고 귀가하려 한다. 아픔이 파고들어와 밖에서 누구를 만나든, 술을 마시든 슬픔을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힘들다.”

이순실의 아픔도 남희석의 눈물을 자아낸다. 이순실은 북한에서 간호장교로 일하다 6년 전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괄시는 물론 사기까지 당하며 온갖 고생을 겪었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는 북한말을 흉내 내는 동료들과 다툼도 잦았다. 탈북자임을 숨기려 방송 앵커의 말투를 따라하기도 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5년 전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컴퓨터 강사였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아직 아이가 없다.

“북한에 두고 온 아이가 생각나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 꿈도 꾼다. 당시에는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동네 아기들의 모습만 봐도 눈물이 났다. 두 살 때 헤어져 지금은 아홉 살이 됐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두 살이다. 아마 내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럴 거다.”

이처럼 힘겨운 일상 속에서도 그에게 힘을 준 사람은 바로 연하의 남편이다. 그는 ‘아내 바보’다. 녹화 때마다 함께하며 거의 모든 스케줄을 챙긴다. ‘이만갑’ 덕분에, 남편이 안겨주는 힘으로 이순실은 이제 당당하게 “나는 탈북자”라고 말한다.

“이제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다. 나를 보고 다른 탈북자들이 희망을 봤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은 나에게 천국이 무엇인지 알려줬다.”

그의 얘기를 듣고 있던 남희석이 강조했다.

“내 희망도 그거다. 북한에서 온 이들이 남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는 것이다. 101회를 시작으로 다시 뛰겠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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