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기계’ 김현수(두산)가 내년 시즌 비상을 꿈꾸며 올 겨울 힘차게 뛴다. 타격폼 수정은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 스포츠동아DB
오른쪽 다리들고 몸 비틀어 치는 타격폼
상대 투수들과 승부서 쉽게 타이밍 뺏겨
3할 복귀 불구 PS때 슬럼프 원인 되기도
미래 위해 간결한 타격폼 전면 수정키로
두산 간판타자 김현수(26)는 ‘타격기계’로 불릴 만큼 천부적 타격감각을 자랑한다. 지난해에는 타율 0.291에 머무르면서 5년 연속 3할 타율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타율 0.302로 3할 타율에 복귀했다. 여기에 16홈런, 90타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자다운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그는 변화를 택했다. 김현수는 비시즌 동안 대대적인 타격폼 수정을 통해 내년 시즌 새롭게 거듭날 계획이다.
● 슬럼프가 가져온 변화
김현수는 타격 시 오른 다리를 들고 몸을 비틀어 타이밍을 맞추는 독특한 타격폼을 지녔다. 프로 데뷔 초에는 투수들이 이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상황은 반대가 됐다. 김현수를 상대하는 투수들이 그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데 익숙해진 것이다. 김현수는 7일 “지난해 슬럼프도 상대 투수들의 타이밍 뺏기에 대처하지 못한 것이 크다”고 밝혔다. 올 시즌 3할 타율 복귀에는 성공했지만, 타이밍 싸움에선 지난해처럼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독특한 타격폼의 특성상 한 번 밸런스를 잃으면 이를 되찾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9월부터 시작된 슬럼프가 포스트시즌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코치들과의 상의 끝에 김현수는 타격폼 수정을 결심했다. 상체를 비틀어 치는 현재의 타격폼에서 벗어나 간결한 타격폼으로 변화를 줄 계획이다. 국가대표급 기량을 자랑하는 그에게 타격폼 변경은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에 대해 김현수는 “미래를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지금의 타격폼으로도 3할은 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폼으로는 맞히기에 급급한 타격밖에 할 수 없다. 영영 상대 투수의 타이밍 뺏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변신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현수는 삼성 채태인을 예로 들었다. 그는 “(채)태인(31)이 형도 예전에는 다리를 많이 드는 타격폼이었지만, 지금은 심플한 폼이 됐다. 많은 연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타격폼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다음 주 훈련 시작과 함께 조금씩 타격폼을 바꿔나가려고 한다. 길게는 시범경기나 내년 시즌 초까지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싹 바꿀 것”이라면서 변화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