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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역사, 투수에 속고 타자에 웃었다

입력 | 2013-11-08 07:00:00

역대 대형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선수의 성적을 살펴보면, 성공 사례는 야수 쪽에서 많이 나왔다. 대표적 경우가 두산 홍성흔(오른쪽 사진)이다. 반면 박명환(왼쪽 사진) 등 투수 FA 계약은 실패 사례가 많았다. 사진|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 역대 FA 계약 성패 분석

투수들 FA 위한 9년 활약 신체적 무리
‘4년 40억’ 박명환, 3년간 부상 실패작
홍성흔·김재현·이진영 등은 모범 FA

2014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문이 열렸다. 대형 투수로 꼽히는 윤석민(KIA), 오승환(삼성)이 해외 진출을 선언했음에도 사상 첫 20대 포수 FA인 강민호(롯데) 등 예비 FA들의 면면이 어느 해보다 화려해 역대 가장 뜨거운 FA 시장이 설 것으로 전망된다. FA 선수와 각 구단간 신경전도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프로야구에서 FA 제도는 1999년 도입돼 2000년 첫 수혜자가 탄생했다. 투수 이강철(해태→삼성·계약기간 3년·총액 8억원), 송진우(한화·3년·7억원), 송유석(LG·1년·7500만원), 김정수(해태·1년·5000만원)와 타자 김동수(LG→삼성·3년·8억원) 등 5명이 역사적인 ‘FA 원년’ 선수였다. 그 이후 프로야구의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FA 계약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뛰었다. 상황에 따라 과당 경쟁이 펼쳐지며 시장가치보다 더 높은 금액에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 역대 최고 금액은 2005년 심정수의 4년 총액 60억원

2011년 말 이대호(오릭스)는 원 소속팀 롯데가 내민 4년 총액 100억원 제안을 뿌리쳤다. 이를 제외하면 2005년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심정수가 받은 4년간 총액 60억원이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고 FA 계약이다.<표 참고> 투수 중 최고액은 2007년 박명환이 두산에서 LG로 넘어가며 받은 4년 총액 40억원이다. 2012년과 2013년, 타자 이택근과 김주찬은 각각 넥센과 KIA 유니폼을 입으며 나란히 4년 총액 50억원의 대박을 터트렸다.

● FA 투수 계약은 대부분 실패작!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FA 투수의 계약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박명환은 첫 해만 제대로 활약한 뒤 부상으로 3년을 허송세월했다. 투수의 경우, FA 계약을 하기 위해 9년간 활약하다보면 신체적으로 무리가 따르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가 “FA 투수에게 4년 계약은 무리”라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역대 FA 투수 중 모범적 사례로 꼽히는 이는 송진우(현 한화 코치)다. 송진우는 2003년 말 다년계약을 포함해 FA 계약을 3차례나 했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은퇴할 때까지 매년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 모범 FA, 상대적으로 타자가 많다!

흔히 많은 돈을 챙기고 제 몫을 못한 선수들을 ‘먹튀’라고 표현한다. 역대 타자 FA 중에서도 이런 선수가 있지만, 반대로 ‘모범 FA’로 불리는 타자도 제법 있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시즌 후 롯데에서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한 홍성흔을 꼽을 수 있다. 4년 계약 중 첫 해만 놓고 봤을 때 홍성흔은 성적과 더불어 벤치 리더로서 모두 제 몫을 했다는 평가를 구단 안팎에서 받고 있다. 홍성흔은 첫 FA 권리 행사를 하며 롯데에서 뛴 4년 동안(2009∼2012년)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2005년 LG에서 SK로 이적한 뒤 2차례에 걸쳐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김재현도 모범 FA로 들 수 있다. 2009년 나란히 LG에 입단한 이진영과 정성훈도 4년 계약기간을 마치고 2번째 FA 선언을 통해 팀에 잔류한 모범 케이스로 분류할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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