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 스포츠동아DB
유일한 마무리오승환은 해외 진출
구단들 가장 급한 포지션은 ‘품귀’
프리에이전트(FA) 외부 영입의 가장 큰 매력은 팀에 꼭 필요한 전력을 단숨에 보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포지션이 겹치는 핵심 유망주의 박탈감, 이름값은 비슷하지만 연봉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터줏대감’과의 갈등, 투자대비 효율성 등 여러 위험요소를 무릅쓰고 FA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이유다.
올 스토브리그 동안 역대 최대의 FA 시장이 열린다. 사상 첫 20대 포수 FA인 강민호(롯데)부터 국가대표 리드오프를 맡았던 이종욱(두산), 이용규(KIA), 정근우(SK) 등이 그 대상자들이다. 강민호처럼 희소성에서 최고로 볼 수 있는 정상급 좌완 선발투수 장원삼(삼성)도 시장에 나와 거의 전 포지션에 걸쳐 쟁쟁한 FA들이 대형 계약을 기다리고 있다.
총 21명의 FA 자격선수 중 오승환을 제외하면 전문 마무리투수는 단 1명도 없다. 마무리를 맡아도 30세이브는 가능한 윤석민(KIA)이 있지만, 그 또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강영식(롯데), 박정진(한화) 등 불펜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좌완투수들도 눈에 띄지만 모두 전문 마무리는 아니였다.
NC 김경문 감독은 올해 외국인투수 3명을 모두 선발요원으로 쓰면서 “지금 당장을 생각하면 외국인 마무리를 뽑고 싶지만, 장기적으로 꼭 키우고 갖춰야 할 자리이기 때문에 국내 투수에게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그만큼 마무리는 발굴하기도, 키워내기도 어려운 자리다. 올해 KIA가 우승 후보에서 8위로 추락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마무리 앤서니 카드의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풍요 속 빈곤-.’ 올해 FA 시장의 특징 가운데 하나일지 모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