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는 강민호(롯데)다. ‘포수’, ‘20대’, ‘우타 장거리포’라는 3요소를 두루 갖췄다. 심정수(전 삼성)의 FA 역대 최고액(4년 총액 60억원) 기록 경신은 기정사실처럼 보인다. 스포츠동아DB
강민호, 20대·포수·거포 희소성…100억 잭팟?
장원삼도 5시즌 10승 투수…40억 훨씬 웃돌듯
리드오프 정근우·이종욱·이용규 역시 주가 폭등
이제는 거품도 사야 한다. 올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선수 몸값에 관한 역사를 모조리 갈아 치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넥센 이택근, KIA 김주찬의 50억원짜리 계약으로 선수 몸값의 기준이 달라졌다. 게다가 경제는 불황이라지만, 대기업의 현금보유고는 풍족하다. 야구단에 몇 십 억원 정도를 더 얹어줄 여력은 충분하다. 어차피 야구단에 연간 200억∼300억원 이상을 쏟아 붓는데, 여기에 몇 십 억원을 아끼려다 성적이 안 나는 것보다는 베팅을 하는 편이 구단 프런트의 기본 마인드다. 이 탓에 올해 FA 시장은 ‘미친 몸값’을 향해 치달을 전망이다. FA 빅5를 중심으로 시장 흐름을 점검해봤다.
● 롯데 강민호
강민호의 매력은 희소성이다. ‘포수’, ‘20대’, ‘우타 장거리포’라는 3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2013시즌 성적(타율 0.235 11홈런 57타점)이 저조했음에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롯데도 시장에 나가면 강민호를 놓친다고 보기에, 우선협상기간에 잔류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장원삼(삼성)과 정근우(SK), 이종욱(두산), 이용규(KIA) 등의 다른 대어들도 즐비해 강민호까지 합쳐 이들 FA 빅5만으로도 200억원을 웃도는 돈바람이 예상된다(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스포츠동아DB
● 삼성 장원삼
역대 FA 투수 최고액은 박명환이 2007시즌을 앞두고 두산에서 LG로 이적할 때 받은 4년 40억원이다. 이어 정대현이 롯데와 4년 36억원, 진필중이 LG와 4년 30억원에 계약했다. 이밖에 1년 계약만 발표했지만 손민한(NC)도 롯데와 계약할 때 3년 총액 27억원에 사인했다. 그러나 투수 FA 중 비용 대비 효율이 높았던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 탓에 야구계에선 ‘마모속도가 빠른 투수에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상식으로 통한다. 그럼에도 이번 FA 시장에 나오는 장원삼(30)은 박명환의 금액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좌완 선발의 이점에다 올 시즌 13승을 포함해 두 자릿수 승리를 5시즌이나 올린 꾸준함이 돋보인다.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삼성의 베팅액이 관람 포인트다.
● SK 정근우, 두산 이종욱, KIA 이용규
이종욱(33)은 포스트시즌을 통해 주가가 더 치솟았다. 그러나 두산이 이종욱 외에 최준석, 손시헌까지 3명의 FA와 협상해야 하는 것이 변수다. 이종욱이 시장에 나온다면 1번타자 외야수가 필요한 팀들이 군침을 흘릴 수 있다.
이용규(28)는 이종욱과 포지션이 중복되는 데다 올 시즌 부진과 부상까지 겹쳤지만 이종욱보다 다섯 살이 어리다. KIA 선동열 감독이 “이용규만큼은 잔류시켜달라”고 요청했지만, FA 시장에 나와도 수요는 충분하다. 세 타자 모두 이택근, 김주찬 이상의 대우를 바랄 터다.
이처럼 투타 최대어 장원삼, 강민호에 국가대표 1번타자 3총사 등 이번 FA 시장의 빅5는 원 소속팀을 떠날 경우의 보상금까지 고려하면 능히 합계 200억원 이상의 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