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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비디오를 죽이다

입력 | 2013-11-08 03:00:00

美최대 비디오 대여 체인 ‘블록버스터’… 내년 1월까지 300곳 모두 폐업하기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에 있는 한 블록버스터 직영점. 미국 최대 비디오 대여 체인점 중의 하나였지만 내년 1월까지 문을 닫는다. 출처 NBC뉴스

미국 최대 비디오 대여 체인점인 ‘블록버스터’가 디지털화의 추세에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영화 등을 직접 보게 되면서 더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블록버스터 운영사인 ‘디시네트워크’는 현재 남아 있는 미국 내 직영점 약 300개와 우편 배송 창고를 내년 1월까지 모두 폐쇄키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디시네트워크의 최고경영자(CEO) 조지프 클레이턴은 “비디오 오락의 디지털 배포로 소비자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폐쇄 배경을 밝혔다.

1985년 창업한 블록버스터는 점포마다 지역 주민의 성향에 맞는 영화와 영상물을 진열대에 올려놓는 맞춤형 경영으로 초고속 성장했다. 2004년에는 미 전역에 9000여 개에 6만여 명의 직원을 둔 최대 비디오 대여 체인점으로 성장했다. 2002년 기준 시장가치는 50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들어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 스트리밍 서비스와 애플의 디지털 콘텐츠 구매 서비스가 비디오 대여 시장을 잠식해 블록버스터는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블룸버그통신은 디지털 혁명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경영전략이 블록버스터의 몰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 등이 온라인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승승장구하는 동안 블록버스터는 오프라인 매장만을 고집했다는 것. 뒤늦게 우편 배송과 온라인 스트리밍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블록버스터는 결국 2010년 파산해 2011년 디시네트워크에 3억2000만 달러에 매각됐다. 디시네트워크는 현재 남아 있는 블록버스터 매장 300곳과 우편 배송 창고를 내년 1월까지 모두 폐쇄할 계획이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