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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제2롯데월드 ‘교통대란’ 대책 아직도 캄캄

입력 | 2013-11-08 03:00:00


5일 오후 5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역 사거리 모습. 전면에 보이는 롯데월드타워 저층부 건물 이 내년 5월 개장하면 현재보다 교통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송파구 제공

6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역 사거리. 퇴근 시간이 가까워오자 차량이 빠르게 늘어나 도로 전체를 가득 메웠다. 본격적인 퇴근 정체를 앞둔 시간임에도 신호 한 번에 사거리를 지나가지 못하는 차량이 대다수였다.

지금도 혼잡하지만 내년 5월부터는 잠실역 사거리 주변에서 더욱 심각한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2016년 말 완공 예정인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를 둘러싸고 있는 8∼11층 3개 동이 내년에 먼저 완공돼 쇼핑객과 관광객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송파구, 롯데 측은 2016년 말 롯데월드타워 완공에 대비해 2010년 11월 6대 교통개선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영향평가를 받을 때와 달리 롯데 측이 내년에 롯데월드타워 주변 저층 건물들을 먼저 개장하기로 하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송파구에 따르면 내년에 저층부 건물들을 개장하면 지금보다 1일 4만2854대의 교통량이 증가해 잠실역 사거리에서 평균 22% 정도 정체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월드타워 완공 후 늘어날 교통량(1일 6만7098대)의 64%가 내년부터 한꺼번에 몰리는 셈. 특히 저층부 3개 건물은 명품백화점(8층), 쇼핑몰 및 콘서트홀(11층), 대형마트와 극장(11층) 등 쇼핑객과 관광객이 몰릴 시설이 많아 퇴근시간대(오후 6∼8시)에 극심한 정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련된 6개 교통개선대책 중 내년 5월까지 완료되는 것은 △잠실 사거리 지하광장 조성(850억 원) △잠실길 지하차도(489억 원) △교통체계개선사업 및 첨단 교통안내시스템 구축(80억 원) 등 3개에 불과하다.

잠실역버스환승센터 및 공영버스주차장은 다음 달 착공해 2016년 4월에야 공사가 끝난다. 잠실역 사거리로 집중되는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 구간 도로(1.83km) 개설과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5.9km) 사업은 아직 실시설계 단계에 머물고 있어 언제 완공될지 기약할 수 없다. 이대로라면 명동 등 강북 관광지처럼 주변 한 개 차로를 대형버스가 막아 교통 정체를 유발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 구간의 전면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을 위해 롯데가 450억 원을 납부했지만, 공사비가 1560억 원에서 4300억 원으로 증가한 만큼 추가 비용을 부담해 빨리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공사 이후 수질이 악화되고 수위가 낮아진 석촌호수에 대한 환경 대책과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 개장에 따른 지역 전통시장에 대한 대책도 부탁하고 있다. 주민대표인 고종완 민원수렴공동협의회 부회장은 “공사 때문에 지역 주민이 감내할 불편이 많은데 롯데 측이 적극적인 상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송파구는 9월부터 주민대표, 공무원, 롯데물산, 전문가 등 20명으로 구성된 ‘민원수렴공동협의회’를 발족해 세 차례에 걸쳐 회의를 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기존의 교통대책은 전문 기관과 서울시에서 장기간 검토한 사항으로 현재로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신호체계 개선, 차선 확충, 대중교통 이용 유도 등의 방법으로 교통량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탄천변 도로 확장 등은 위례신도시, 동남권 유통단지 등의 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2016년까지 사업이 완료되지 못해도 당장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법적 의무는 다했지만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할 방안을 고민하고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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