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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식 감독 “시나리오부터 썼는데 모두 퇴짜… 웹툰이 뜨니까 영화제안 들어와”

입력 | 2013-11-08 03:00:00

14일 개봉 ‘더 파이브’ 만든 웹툰작가 출신 정연식 감독




14일 개봉하는 영화 ‘더 파이브’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정연식 감독(45)은 연출자이자 원작자다. 정 감독은 웹툰 작가 출신 첫 영화감독이다. 시나리오도 그의 몫이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원래 만화보다 영화로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4년 전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사를 찾아다녔어요. 그런데 어느 곳에서도 받아주지를 않더군요. 그래서 웹툰으로 먼저 만들었죠. 웹툰이 히트하자 영화로 만들자는 제안이 몰려왔어요.”

영화는 살인마 재욱(온주완)의 손에 가족을 잃고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된 은아(김선아)의 복수극을 그린다. 은아는 네 명의 조력자를 만들어 살인마를 쫓는다. 조력자들은 능숙한 살인마 앞에 절절맨다.

“스릴러는 겉옷일 뿐이죠. 혼자 남게 된 사람의 분노보다 슬픔을 그리고 싶었어요. 넓은 우주에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게 지옥이죠. 그래서 복수극이지만 완벽하지 못해요.”

그는 CF감독을 하다가 외환위기를 겪으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당시 풀빵 기계를 사기 위해 폐지를 줍고 막노동을 했다. “제 영화와 만화는 경험의 산물이에요. 남들이 갖지 못한 경험이 창작의 원천이죠. 당시 집사람은 생활고를 심각하게 생각 안하더군요. 고난이 명랑 만화처럼 지나갔죠.”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만화를 시작했다. 1999년 한 일간지 만화공모에 입상하며 만화가가 됐다. ‘영화와 만화가 다른 점이 뭐냐’고 물었다. “만화는 내레이션을 장황하게 하며 등장인물을 일일이 소개할 수 있죠. 반면 영화는 한 시퀀스로도 인물을 다 보여줘야 해요. 시간의 제약이 없는 만화에 비해 영화는 시간이 너무 짧아요.”

이 영화는 하드보일드한 스릴러. 하지만 그의 최종 꿈은 동화작가란다. “앞으로는 따뜻한 영화를 만들려고요. 제 열한 살 딸도 볼 수 있는 영화요. 동화는 따뜻함을 잘 담을 수 있어서 좋아요.”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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