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틀 합의 끝내고 세부사항 조율… 몸값 2년 75억∼86억원 예상日 언론 “협상팀 다음주 방한”
한국 대표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최종 종착지는 과연 어디일까. 한국 프로야구에서 사자의 뒷문을 책임졌던 오승환은 외국에서는 호랑이의 수호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후보가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의 명문 팀 한신 타이거스이기 때문이다.
일본 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신과 오승환 측이 이미 얘기를 끝낸 것으로 알고 있다. 세부적인 사항에 합의한 뒤 곧바로 도장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무리였던 후지카와 규지가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한신은 마무리 부재로 크게 고전해왔다. 오승환만 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그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의 한신행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거쳐야 하는데 일본 구단과 계약할 때는 이 같은 절차 없이 곧바로 계약이 가능하다. 액수 면에서도 미국보다는 일본이 더 낫다. 오사카를 연고로 하는 한신은 일본 내에서도 요미우리와 함께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데다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절친하게 지내는 임창용(시카고 컵스)의 존재도 오승환의 일본행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임창용이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마무리 투수로 큰 성공을 거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않았나. 임창용이 오승환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 줬다. 오승환도 임창용이 걸었던 길을 가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일본 신문들도 7일자에 오승환의 한신행 가능성을 크게 보도했다. 스포츠 전문지 데일리스포츠는 이날 “한신에 순풍이 불고 있다. 이미 일본행으로 마음을 굳힌 오승환은 (인기가 많은) 센트럴리그에서 뛰고 싶어 하는데 그에게 관심을 가진 센트럴리그 구단은 한신뿐”이라고 보도했다. 스포츠닛폰도 “이르면 다음 주에 한신의 편성 담당자가 한국을 방문해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선수 최초의 ‘한신맨’ 탄생이 점점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