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 세워질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로 푸시킨 동상의 모습. 동상이 들 어설 자리에 실제 동상을 합성한 사진이다. 오른손 에는 깃털이 달린 펜, 왼손에는 반쯤 접힌 책을 들고 있다. 한러대화(KRD) 사무국 제공
한국과 러시아의 민관산학 협의체인 한러대화(KRD) 사무국은 7일 양국 민간 교류의 일환으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 앞에 푸시킨 동상이 세워진다고 밝혔다. 동상은 현재 설치를 마친 상태이다. 12일 방한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방한 기간 중 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사무국 관계자는 “러시아 출신 예술가의 동상이 한국,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 세워지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푸시킨은 ‘러시아의 국민 시인’으로 칭송받는 인물.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푸시킨의 이름을 딴 광장, 거리, 극장이 있을 정도다. 한국에서도 그의 대표작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로 잘 알려져 있다.
동상 건립 과정에 우여곡절도 있었다. 러시아 현지에서 제작을 마친 동상이 올해 7월 한국으로 옮겨졌지만 쉽사리 동상 건립 용지를 찾지 못했다. 서울시가 조례를 검토한 뒤 “한국 역사와 관련이 없는 외국 문호의 동상을 공공용지에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한러대화 사무국은 동상을 세울 사유지를 찾아 나섰고 롯데호텔 측에서 공간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사무국 측은 “푸시킨 동상을 계기로 다양한 한러 교류 증진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푸틴 대통령 방한에 맞춰 열리는 3차 한러대화 포럼에서는 서울과 모스크바에 각각 한러문화공원을 조성하는 구상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