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최고 모범에“보존 탁월… 발전 가능성 무한, 문화적 체험 통해 인류 풍요롭게”
하늘에서 내려다본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의 전경. 유네스코는 “하회마을의 배치는 숲이 우거진 산의 보호를 받고 있는 형세로 조선 왕조의 독특한 귀족적 유교 문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제공
상찬도 이런 상찬이 있을까. 하지만 더 기쁜 것은 그의 말이 결코 립 서비스가 아니란 점이다. 유네스코는 전 세계 981개의 세계유산 가운데 3%도 안 되는 모범사례를 뽑으며 한국의 역사마을인 하회와 양동을 이렇게 표현했다. ‘살아있는 유산과 탁월한 보편적 가치의 보호’의 구현이라고.
갈라 이사는 실제로 하회와 양동 마을 평가보고서의 주 집필을 맡았던 전문가. 그는 “지역사회의 인식과 지식이 유산 보존은 물론이고 문화적 체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두 마을 주민들이 외부의 무분별한 문화 유입을 막고 마을의 문화를 관리하고 지키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뜻이다. 그로 인해 인류는 한국의 세계유산으로부터 사회적 문화적 혜택을 얻었다는 감사의 표현이기도 하다.
2010년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직전 경북 경주시 양동마을.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의 양대 문벌로 이어져 내려온 양동마을은 넓은 안강평야에 풍수지리상 재물 복이 많은 지형이라고 알려져 있다. 동아일보DB
이번 모범 사례 선정에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의 약진이 크게 눈에 띈다. 중국의 ‘카이핑(開平) 댜오러우(雕樓) 건축물과 마을’은 농촌 사회의 전통과 외국 문화를 통합했다는 점에, 일본의 ‘시레토코(知床)’는 흰죽지참수리 같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의 중요한 번식지가 인류의 어업과 조화를 이룬 점에 큰 점수를 받았다. 김귀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커뮤니케이션팀장은 “한중일은 최근 유네스코에서 가장 주목받으며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나라”라면서 “이번 선정에서도 이런 점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모범 사례 선정을 기념해 26개 사례를 모은 안내서 ‘세계유산, 인류를 위한 혜택’(사진) 3000부를 일반에 배포한다. 홈페이지(www.unesco.or.kr)에서 신청하면 포장 및 배송료(5000원)만 받고 보내준다. 물량을 다 소진할 경우에는 향후 전자책으로 제작해 공짜로 제공할 계획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