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을 알코올,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한 ‘중독의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게임중독법)’을 놓고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뜨겁다.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인터넷 게임을 중독 유발 물질 및 행위로 보고 국가중독관리위원회를 신설해 관리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임 중독을 국민의 정신건강 차원에서 접근해 국가의 책임을 강화한 것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이 법안에 대한 온라인 반대운동을 벌이면서 서명자가 20만 명을 넘어섰다. 반면 아이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시민단체 아이건강국민연대는 오프라인 지지 서명을 시작했다. 대다수 학부모는 게임중독법을 지지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은 “공부하다 지루하면 잠깐 즐기는 게 뭐가 나쁘냐”고 항변한다. 게임을 또래문화로 이해하는 청소년과, 공부와 성취를 강조하는 부모세대와의 갈등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핵심은 게임을 하는 정도의 문제일 것이다.
게임업계는 게임을 마약이나 도박과 한 묶음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중독자 치료를 빌미로 업계에 부담금을 물리거나 광고 제한 등 규제를 강화해 결국 게임업계를 고사(枯死)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중독 물질로 분류한 게임을 다른 나라들이 수입하겠느냐는 주장도 근거 없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게임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견해도 설득력이 있다. 게임은 콘텐츠산업 전체를 견인하는 수출 효자 품목이고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도 부합한다.
논란 해결의 실마리는 게임중독법과 게임산업 육성이 크게 배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게임업계도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보급하길 원하지 ‘게임 폐인(廢人)’이 양산되는 걸 원치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업계도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막는 사회적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자녀의 게임 몰입으로 걱정하는 부모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책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