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7일 문학구장서 ‘자선기부 게릴라 야구 콘서트’
감독, 1루수, 4번타자, 구원투수까지 1인 다역
11일 자선 골프대회, 14일 농협 광고 촬영
틈틈이 지인들 만나 회포도 푸는 등 동분서주
LA 다저스 류현진(26)은 요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다. 9개월 만에 다시 찾은 고국에서 그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두 달 남짓. 그 사이 해야 할 일도 많고, 만날 사람도 많고, 갈 곳도 많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시즌을 만족스럽게 보냈기에 몸은 바빠도 즐거움은 두 배다.
류현진은 7일 밤늦게 문학구장에서 ‘류현진의 자선기부 게릴라 야구 콘서트’ 경기를 열었다. 류현진의 형 현수 씨, 통역 마틴 김 씨, 에이전트 전승환 이사 등이 ‘HJ99’ 팀의 일원. 류현진은 이 팀의 감독 겸 4번타자를 맡아 직접 라인업을 짰다. 그는 “경기 사흘 전쯤 저녁식사를 하다가, 내가 가장 잘 하는 야구로도 좋은 일을 해보고 싶어서 결정했다”며 “생각보다 일이 빨리 진행돼서 성사될 수 있었다”고 웃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 늦은 시간이었지만, ‘류현진’의 이름 석 자만으로 수많은 팬과 취재진이 모였다. 당초 4번 1루수로 나섰던 류현진은 선발투수인 형 현수 씨가 1회부터 점수를 많이 내주며 고전하자 곧바로 구원 등판해 팬들의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경기 전 희망했던 ‘홈런’은 치지 못했지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작렬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제는 어딜 가도 어르신들까지 다 알아봐주셔서 아무래도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며 쑥스러워 한 뒤 “참 재미있었다. 밤늦게까지 야구장을 지켜주신 팬들께 의미 있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조성된 기부금 전액은 유소년 야구발전기금과 류현진의 자선재단 ‘HJ99 파운데이션’에 기부된다.
종횡무진 일정은 사실 귀국과 동시에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을 관전했고, 다음 날은 오뚜기 진라면 CF를 촬영했다. 1일에는 귀국 기자회견을 성대하게 열었고, 틈틈이 지인들을 만나 회포도 풀었다.
이뿐이 아니다. 11일에는 자신이 주최자로 나서는 자선 골프대회를 개최한다. 친분 있는 연예인들과 프로골퍼들이 참가할 예정. 14일에는 목동구장에서 농협 광고 촬영도 예정돼 있다. 달라진 류현진의 위상만큼이나 굵직하고 다채로운 행보들이다. 류현진은 “지금은 일정이 많아서 무척 바쁘지만, 공식 행사들이 끝나면 그야말로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