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판사 퐁퐁이/김대현 신지영 글·이경석 그림/148쪽·1만1000원/창비
이 사건에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경운기를 발로 찬 족제비? 브레이크를 제대로 걸어놓지 않은 황소? 동물들은 옥신각신하다 너구리 판사 퐁퐁이를 찾아간다.
수박서리를 하기로 한 다람쥐와 청설모. 청설모는 직접 수박을 훔치기로 하고, 서리가 내키지 않았던 다람쥐는 망을 보다가 도중에 집으로 돌아갔다. 이 경우 다람쥐도 벌을 받을까?
알쏭달쏭한 사건에 대해 너구리 판사는 관계자와 목격자들의 주장을 충분히 들어본 뒤 법의 원리에 따라 판결을 내리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여러 상황과 입장을 입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록 자연스럽게 이끈다.
비 오는 날 교실에 있던 우산이 자기 우산인 줄 알고 가져갔는데 집에 와서 보니 남의 우산일 때는 ‘과실’, 남의 우산이라도 쓰고 가자는 생각에 우산을 훔쳤는데 알고 보니 몇 달 전 잃어버린 자기 우산일 경우 ‘미수’라는 식으로 일러 준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과 분쟁을 어떻게 분석하고 근거를 제시하며 해결하는지 논리적 접근법을 익힐 수 있다. 법의 기본 정신과 원리를 알려주기 위해 실제 대법원 판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했다.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수상작.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