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 허용 여부 두달뒤 최종결론… 국내업계, 美 정책 변화 예의주시
미국 보건당국이 트랜스 지방을 가공식품에 사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7일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트랜스 지방은 음식에 사용하기에는 안전하지 않다는 잠정 결론에 도달했다”며 “60일간 의견을 청취한 뒤 금지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이 최종 확정되면 트랜스 지방은 ‘식품 첨가제’로 분류돼 규정에 따른 허가 없이는 식품에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다만, FDA는 관련 업계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트랜스 지방을 식품에 첨가하고 있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성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준비 기간을 주기로 했다.
트랜스 지방은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해 만든다. 식품 저장 기간을 늘려주고 맛을 살려주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패스트푸드 업체와 제과 업체들이 주로 사용해왔다. 마가린 커피크림 감자튀김 냉동피자 빵 케이크와 전자레인지용 팝콘 등에 많이 들어 있다.
트랜스 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줄여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20년 전 발표된 후 미국 내에서 금지 목소리가 높아졌다.
2006년 FDA가 트랜스 지방 사용 여부를 제품에 표기하도록 의무화하자 많은 식품업체가 자발적으로 트랜스 지방 사용을 중단했다. 뉴욕 시는 2007년부터 식당에서 트랜스 지방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했으며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해 클리블랜드 필라델피아 등이 규제 대열에 동참했다. 맥도널드는 패스트푸드 업계에선 처음으로 2008년부터 감자튀김 등에 사용하는 기름을 트랜스 지방이 함유된 기름에서 옥수수유 카놀라유 등으로 바꿨다. 던킨도넛, 타코벨 등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들도 트랜스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인들의 트랜스 지방 섭취율은 2006년 하루 평균 4.6g에서 지난해 1g으로 감소했다.
트랜스 지방을 가장 먼저 금지한 나라는 2003년 덴마크이며 스위스 오스트리아 아이슬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주로 금지하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류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