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보는 눈손철주 지음/284쪽·1만5000원·현암사
우리 산수화의 묘미가 구름을 그려 달을 형상화하는 홍운탁월(烘雲托月)에 있다면 초상화의 묘미는 형상을 통해 정신을 그려낸다는 이형사신(以形寫神)에 있다. 우리 초상화와 풍속화 85편 속 인물과 이를 그린 화가의 영혼을 맵고 짧은 단문으로 담아냈다. 권투에 비유하자면 잽처럼 가볍게 툭툭 날리지만 스트레이트처럼 얼얼하게 꽂히는 문장이다. ‘입은 가볍고 혀는 기름진 세상이다’ ‘어리고 여려야 모름지기 맑아진다’ 같은 단문들을 곱씹다보면 단물 고인다.
나우토피아존 조던, 이자벨 프레모 지음·이민주 옮김/488쪽·2만9000원·아름다운사람들
‘소비 천국’으로 전락한 자본주의 내부에서 대안적 삶을 당당히 실천하는 유럽의 11개 공동체를 소개한다. 기습점거로 친환경 주장을 관철하는 영국의 ‘21세기 시민불복종 캠프’, 해고된 비정규 농업근로자들이 버려진 땅에서 직접민주주의 공동체를 일군 스페인 마리나레다, 프리섹스를 실천하는 독일의 제그…. 영국의 사회운동가인 두 저자는 이들을 지금 여기서 유토피아를 실현하려 한다는 점에서 나우토피아(Nowtopia)라고 호명한다.
새로운 황제들해리슨 E 솔즈베리 지음·박월라, 박병덕 옮김/박승준 증보/784쪽·2만5000원·다섯수레
중국공산당 신화와 관련해 에드거 스노가 쓴 ‘중국의 붉은 별’(1937)이 구약이라면 이 책은 신약이라고 부를 만하다. 저자(1908∼1993)는 중국공산당의 대장정을 재구성한 ‘대장정’(1985년)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생생한 현장취재는 그가 죽기 1년 전 발표한 이 책에서 더 빛을 발한다. 대장정 이후 중국 최고 권좌에 앉은 두 황제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시대의 내면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냈다. 1993년 번역서의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중국전문가 박승준 인천대 초빙교수가 70여 쪽 분량에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진핑 시대까지 아울렀다.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서경덕 외 12명 지음/336쪽·1만6000원·엔트리
해외에 한국 역사를 알리는 광고와 홍보에 앞장서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가 한국사 이슈 10개를 선정해 분야별 전문가와 손을 잡고 일목요연하게 소개했다. 10개 이슈는 독도, 일본군 위안부, 동북공정, 야스쿠니 신사, 약탈문화재 반환, 독립운동가, 독립운동사, 한글, 한식, 아리랑이다. 이념논쟁에서 벗어나 우리 역사를 최대한 객관화, 세계화해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