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대책에서 교육혁명까지… 중국 경제 신성장 활로 찾기
‘중국경제, 블랙 스완을 경계하다’는 이런 맥락에서 중국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블랙 스완(Black Swan)은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일단 일이 생기면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몰고 오는 사건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미국 일리노이대 박사 출신인 저자 탕민(湯敏)은 중국 경제의 단기 위험 요인으로 부동산 버블, 기업 구조조정 지연, 지방 채무, 높은 통화증가율을 든다. 장기 위험 요인으로는 디지털화와 신에너지·신재료 응용이 몰고 오는 제3차 공업혁명,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교육혁명을 꼽았다.
교육혁명은 인터넷 무료학교인 칸아카데미를 예로 든다. 방글라데시계 미국인 살만 칸이 만든 칸아카데미는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과 경영대학원입학시험(GMAT)은 물론이고 생물학 화학 물리학을 인터넷 동영상으로 제공한다. 미국의 일반 고교들이 교재로 쓸 정도다. 일반적인 교육제도에서는 100점 만점에 90점을 맞으면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나머지 10점에 교과과정을 관통하는 대목이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다. 그러나 칸아카데미에서는 게임에서 적을 섬멸하듯 1단계를 완전히 끝내야 2단계로 넘어간다. 문제는 영어로 진행되는 이런 강의를 중국 젊은이들이 따라잡을 수 있는지다. 그는 “이런 식의 교육 방식이 확산되면 영어를 하는 인도 젊은이들이 하버드대를 휩쓸 때 중국 젊은이들은 국내에 안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각론에선 중국 경제의 활로로 민간자본의 활용과 기부 같은 공익자선의 활성화를 꼽는다. 중국 전체의 투자 가운데 70%는 민간부문이 담당한다. 문제는 부동산, 무역, 광산처럼 수익률 높은 산업에 민간자본이 집중돼 있다는 것. 이를 생산적인 영역으로 끌어내려면 국영기업에 몰아주고 있는 보조금을 민간으로 돌리고, 민간이 투자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할 것을 조언한다.
저자는 “미국 일자리의 10%는 공익과 관련된 것”이라며 “중국 도시지역에 있는 3억 개의 일자리 중 10%면 3000만 개가 직간접으로 공익에 기여하게 되고, 여기에 투자하면 공평의 문제가 일부 해소될 수 있다”고 말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을 확실한 중국 경제권으로 만들자는 제안은 한국의 대(對)동남아 전략에도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