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향후 10년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막을 올린 9일 베이징(北京)에서 대규모 '상경(上京) 시위'가 벌어졌다고 미국의 중화권 매체들이 전했다.
10일 둬웨이(多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경 허난(河南) 허베이(河北) 등 지방에서 올라온 민원인 2700여 명은 베이징 시청(西城) 구 국가감찰부 정문 앞으로 몰려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방 관리들을 제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감찰부에 '공민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시위를 벌였고, 경찰 병력에 의해 몇 분 만에 해산되자 이 중 600여 명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3중전회가 열리고 있는 창안제(長安街)의 징시(京西)호텔로 향하다 공안에 연행됐다.
공안 당국은 이번에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등 치안 확보에 전력을 기울였지만 민원인들의 기습 시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중전회 기간 동안 창안제 등 주요 시설물이 몰려 있는 곳에는 경찰차량들이 배치돼 행인들의 가방을 검문하는 등 경비를 대폭 강화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홍콩 밍(明)보는 중국이 미국처럼 지방에 연방순회상소법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0일 보도했다. 베이징으로 몰려드는 지방의 민원을 현장에서 해소한다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실제로는 지방정부의 힘을 빼는 조치로 풀이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9일 "지방정부의 개혁은 자기 혁명"이라며 자발적인 동참을 요구했다.
베이징=고기정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