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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 선수들의 치열한 순위다툼

입력 | 2013-11-10 18:35:17


시즌 마지막으로 갈수록 웃을 수 없는 선수들이 있다. 내년 시드를 걱정해야 하는 하위권 선수들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시즌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남은 대회는 단 1개. 이제부터는 100만 원에 ‘운명’을 좌우하는 살얼음판이다.

상금랭킹 50위(포스코 챔피언십 종료 기준)까지는 내년 시드가 보장된다. 편안하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 된다. 그러나 51위부터는 모든 걸 잃는다. 1년 간 쌓아온 노력이 물거품 될 수 있다.

9일까지 상금랭킹 50위 권지람(19·롯데마트)과 51위 주은혜(25·한화)의 상금 차는 169만9639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10일 끝난 ADT 캡스 챔피언십에서 다시 순위가 요동쳤다.

상금랭킹 53위였던 이명환(23·하이스코)이 공동 3위(2562만원)에 오르면서 단숨에 상금랭킹 41위로 올라섰고 51위였던 주은혜는 53위까지 떨어져 시드 획득에서 더 멀어졌다.

50위에 들지 못한 선수들에겐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다. 19일부터 펼쳐지는 시드전에서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상금랭킹 70위까지는 시드전 본선 출전권이 주어지지만 71위부터는 예선을 거쳐야 한다. 예선전에 약 350명이 출전해 124명에게만 최종 예선 진출권이 주어진다.

최종 예선에는 예선 통과자 124명, 예선 면제자 20명이 출전한다. 이 중 내년 시드를 받을 수 있는 선수는 50명이다. 2.88대1의 만만치 않은 관문을 뚫어야 한다.

50위 이하는 조건부 시드가 주어진다. 시드를 가진 선수가 출전하지 않아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반쪽 선수가 되고 만다.

시드전에서 밀려나면 말 그대로 벼랑이다. 정규투어에 나올 수 있는 길은 매우 제한적이다. 스폰서 초청을 받아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그래봐야 1년에 출전할 수 있는 대회는 4~5번이 고작이고 상금랭킹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마이너 격인 드림(2부) 투어에서 활약하게 된다.

선수들 사이에선 시드전을 ‘지옥’으로 부른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4라운드로 진행되는 시드 선발전은 말 그대로 전쟁터다. 한 타에 운명이 좌우되는 만큼 극도로 예민해진다.

2년 전 부진 끝에 시드 선발전을 치러 기사회생에 성공했던 안송이(22·KB금융그룹)는 “다시는 절대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15일부터 펼쳐지는 마지막 대회에서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까.

부산|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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