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공약 후퇴 논란 재연 우려속 기재부 대응방안 짜내기 고심
일각에서는 정부가 새로운 재원 마련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확신하기 힘든 미래 출산율과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와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 주부터 국회에서 2013년 결산 심사와 2014년 예산안 심사를 본격화하면 복지공약 후퇴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고 보고 ‘공약대로 이행할 수 있다’는 취지의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아울러 정치권은 내년 국가장학금 지원 예산안이 3조2000억 원으로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을 위한 최소 재정규모인 4조 원에 크게 모자란다고 보고 있다. 정부 계산은 좀 다르다. 예산안에 반영된 공식 국가장학금뿐 아니라 셋째 아이 등록금 지원, 성적우수학생과 근로학생에 대한 장학금,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제도 등을 통해 등록금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예산을 합하면 3조8000억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2015년이면 전체 대학생의 등록금 하락률이 50%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암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심장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치료를 국가가 보장해주는 공약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크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상급병실 이용료, 선택진료비, 간병비 같은 3대 비급여 항목까지 보장이 돼야 한다고 본다. 반면 정부는 ‘4대 중증질환에 대해 총 진료비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한다’고 했을 뿐 3대 비급여 항목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비싼 항암제나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영상검사비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필수 의료항목과 일부 선택항목에 대해 2016년까지 건강보험에서 보장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 예정이다.
대표적 복지공약인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이슈에 대해서는 이번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종전과 비슷한 형태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등은 모든 65세 이상 노인층에 월 20만 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소득 하위 70% 노인 중 국민연금이 없거나 가입 기간이 짧은 사람에게 최대 20만 원을 주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들은 무상보육이 국가 책임이라고 보는 반면 정부는 공동의 책무이며 보조율을 10%포인트 높인 것만으로 중앙정부의 책무를 다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기재부 당국자는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을 넘기지 않도록 여야 국회의원을 만나 현안을 설명하고 중간 합의점을 끌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