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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내용 꼬리물기식 질문… 거짓말-과장은 들통나요”

입력 | 2013-11-11 03:00:00

10만명 지원 삼성-현대車, 면접은?




10만명 지원 삼성-현대車, 면접 비결은?

하반기(7∼12월) 신입사원 공채에 각각 10만 명이 지원해 화제가 된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를 거쳐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계열사별로 한창 면접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8일 1차 면접을 마무리했으며 25일부터 2차 면접에 들어간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그룹의 면접전형 가운데 인성면접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난코스라고 소문이 난 핵심역량 평가다. 면접을 마친 지원자들이 ‘취업뽀개기’ 등 취업 관련 커뮤니티에 올린 후기(後記)들도 화제다. 동아일보는 취업 커뮤니티에 오른 후기를 바탕으로 두 회사 인사팀에 인성면접에 대비하는 법을 물었다.

삼성은 올 상반기(1∼6월) 공채부터 인성면접을 강화했다. 시간도 2배로 늘렸다. 임원 3명이 지원자 한 명을 30분간 꼬치꼬치 물어 ‘해부’한다. 질문들은 평이하지만 한 번 대답하면 이어 쏟아지는 질문들이 지원자를 괴롭힌다. 예를 들어 ‘박사과정을 추가로 더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하면 ‘포기가 빠른 성격이냐’고 되묻는 식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지원자들은 진땀을 흘린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자기소개서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하되 거짓말을 하거나 작위적으로 대답을 하지 않는지 확인하라는 교육을 면접 전에 받았다”고 말했다.

일부 면접 후기에는 ‘삼성은 1분 자기소개를 시키니 반드시 준비하라’는 조언이 있다. 이 때문에 ‘1분 자기소개 잘하는 법’을 가르친다는 취업과외 강사들의 광고 글도 수십 건 올라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 측은 “1분 자기소개는 심사위원의 재량에 따른 것”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자기소개를 미리 외워온 기색이 역력한 지원자에게 “준비해 온 것 대신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정리해 보라”고 한 사례도 있다.

토론면접을 3월 폐지한 삼성은 인성면접 때 시사상식 관련 질문을 하기도 한다. 단 ‘서울 시내 바퀴벌레 수’처럼 과거 일부 기업이 시도했던 ‘황당 질문’은 하지 않는다. 삼성 관계자는 “자신의 전공과 경험 등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대답할 준비를 하면 된다”며 “과장이나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삼성 면접 통과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차는 대개 2명의 면접관이 지원자 한 명을 상대로 20∼30분 인성면접을 한다. 현대차 인재채용팀은 면접에 앞서 연수원에 면접관들을 불러 모아 1박 2일간 합숙교육을 한다.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상과 면접 시 유의사항 등을 숙지시키고 질문 및 면접 요령, 면접관으로서의 자세 등을 가르친다.

현대차 역시 시사상식보다는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내용 위주로 묻는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도전이 있었다면’ 등 지원자의 경험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하면 꼬리 물기 식 질문을 이어간다.

현대차 관계자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부딪칠 다양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주로 본다”고 설명했다.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마인드를 갖춘 지원자를 인성면접을 통해 골라낸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토의 면접을 통해서도 인성을 평가한다. 4명씩 모아 집단으로 진행하는 토의 면접은 시작하기 전 20분 동안 글로벌 자동차 시장과 관련된 자료와 통계를 먼저 보도록 한 뒤 면접관이 관련 질문을 던진다. 30분가량 계속되는 토의 면접의 핵심은 지원자들끼리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다. 면접관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던 지원자들이 토의를 통해 의견을 하나로 모으고, 결론을 도출해내는 과정을 지켜본다. 토론이 끝난 뒤에는 개개인에게 ‘왜 의견을 바꿨는지’ 등을 묻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제 업무에 필수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설득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라고 말했다. 지나치게 자신의 의견만 고집하는 것도, 거꾸로 줏대 없이 흔들리는 것도 감점을 받을 수 있다. 상대방의 말을 무례하게 끊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정지영 jjy2011@donga.com·강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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